아무래도 이 이야기를 해야겠다. 무슨 계획을 하나 세우면 그 순간엔 벌써 절반이나 이룬 기분이 드는데 일일이 꼽아보진 않았지만 적어도 일주일 아니 열흘 정도는 지난 것이 확실하니 여기저기 떠벌려도 당당하다.
제목은 하루 십 분으로 시간이 중요한데 아침에 눈뜨자마자이다. 정확히는 눈을 뜨고 안경을 낀 후 시계를 보고 나서 책을 집어 든다. 전날 같은 시간대에 읽었던 책이다. 책을 읽는 시간은 거의 십 분인데 아침에 아이들 챙겨 등교시키려면 십 분이 최대치이기도 하고 십 분 정도는.이라는 마음이 서야 핸드폰이 아닌 책으로 손을 뻗을 수 있다.
십 분만 읽었을 때의 단점을 먼저 말하면 우선 전날 내가 뭘 읽었는지 생각이 안 날 때가 있다. 아침에 십 분이면 낮에도 짬을 내어 못 읽을 리 없건만 고대로 모셔 두었다 다음날 펼치니 내용이 남아있을 리가 있나. 하여 한 두 장은 다시 앞으로 가기가 예사다. 그리고 책은 집었으나 두어 번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뜨니 시간이 훌렁 지나 도로 덮어버린 날도 있다. 한마디로 지지부진하다는 소리다.
허나 늘 그럴리야 있겠는가. 그럼에도 계속하고 있는 것은 장점이 있어서인데 일단 십 분이란 시간이 참 길다는 것을 체감한다. 핸드폰을 십 분만 본다면 안 보니 못한 찝찝한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책은 읽으며 졸지언정 몇 장 못 읽을지언정 그래도 제법 많은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고 십 분이면 아쉬움 없이 탁 덮을 수 있다. 아쉬우면 아이들 등교 후에 자연스레 책에 손이 가고 말이다.
뉴스를 본답시고 폰을 들지만 정작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자극적인 기사와 보려고 마음먹은 드라마의 한 줄 요약에 깨알같이 들어차 있는 광고인데 그럼 오늘 나는 대단히 살 것이 많은 사람이 되어 버려 하루 종일 생각이 나서 한마디로 정신이 시끄럽다.
미라클 모닝까지는 아니어도 아침 독서를 여러 번 시도했는데 잘 안 되었던 이유를 생각해 보면 가령 아침에 열 장을 읽는다, 이십 분은 읽는다라고 정해놓았을 때 다양한 이유로 못 지킬 때가 많았다. 하루 못 지키면 다음 날 지키면 될 텐데 미련 없이 손을 놓았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읽지 왜 못 읽어.
..안 읽어지더이다. 책은 읽고 나서 곱씹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일단 매일 내가 선택한 책을 적어도 십 분을 읽고 있다는 데 매우 만족하고 있다. 그렇게 읽으면 하루를 지내며 한 두 번은 생각이 난다. <고양이 맙소사 소크라테스>는 일러스트에 글 형식이라 쉬워 보이지만 내용이 만만치가 않아서 이 책 한 권으로는 좀 부족하다 라는 생각을 했고 <(내가 만난) 소년에 대하여>를 읽으면서는 소년범죄뿐 아니라 무슨 일이든 그 이면과 원인을 살펴야 하고 벌을 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구나.. 하지만 그래도 씅나는데.. 뭐 이랬다. 어제부로 <페인트>도 다 읽었다. 간간히 밑줄 긋고 싶은 내용이 있었다.
아 맞네. 십 분 읽기 좋은 점이 더 있네. 낮에 한 번은 더 책을 펼쳐보게 된다. 사람은 살면서 다양하고 소소한 즐길거리를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핸드폰으로 영상 하나 보듯 아침에 읽던 책을 다시 펼치는 손과 마음이 가벼워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