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오전에 금요일 생각하기

느슨하지만 차곡차곡 할 일 하며 주말을 기다린다

by 구우

지금 읽고 있는 책은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이다. '재미에 의미를 더하는 법'이라는 소제목에서 기시감이 느껴져 흠칫 놀랐다. 늘 쓰는 이 빈약한 글에 재미에 의미에 더불어 흥미까지 찾아야 하는 고난도의 미션을 이달부터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라는 내용을 읽고 그래 일단 본전부터 말해야지 하고 공감했다. 하고 싶은 말이 제일 끝에 나오면 듣는 입장에서 끝까지 긴장을 유지해야 하는데 결론부터 말하고 들어가면 들으며 입장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다.




오늘 아침 날씨는 조금도 지체하지 말고 빨래를 하라는 의미이기에 재빨리 세탁기를 돌렸다. 넣어놓은 빨래가 바람결에 살랑살랑 움직이는 모습이 보기 좋다. 향내 나는 긴 머릿결 흩날리는 거 말고 말이다. 멋지게 차려입은 치맛단이 살짝씩 흔들리는 거 말고 말이다. 빨래가 잘 마르니 기분이 좋다.




해야 할 일을 메모를 해 둔 게 아니어서 책을 읽으려고 앉았다가 이 메일 접속을 하기도 하고 메시지 보낼 게 있어서 휴대전화를 찾다가 어느새 영상을 하나 보고 있다. 시험공부 앞두고 책상 정리하듯 해야 할 일을 두고 부러 다른 일을 찾아서도 하고 있다. 이제는 책상 정리를 해 볼까 하다가 아 맞다 글 써야지 하고 의자에 엉덩이 붙였다. 그런데 뭘 쓰지? 하고 보니 아침에 눈을 반쯤은 뜬 채 반쯤은 감은 채 읽은 책이 보여 그 내용으로 시작을 했다.




수요일은 쉬어 가는 요일이다. 우리 집 어린이들이 매일 푸는 문제지도 오늘은 쉰다. 나는 매일이 일정하지는 않아서 수요일이 왔다고 어이쿠 한 숨 좀 돌리자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덩달아 쉬어 가는 기분이다. 숨 고르고 있다가 목요일 금요일 또 달리면 금요일 밤이 온다. 벌써 금요일을 생각하니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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