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짠내 나는 sns

육아의 고됨 한 스푼에 감성 한 스푼에..

by 구우

와, 방금 에스엔에스를 치려는데 한글 상태인 줄 모르고 쳤더니 '눈'이라는 글자가 나왔다. 휴대전화에 에스엔에스 앱을 들어가 눈으로 온 세상을 지켜보는 거니까 관련이 있구나! 비록 sns는 소셜 어쩌고의 약자이지만 말이다.



나한테 sns는 기억을 더듬어 보면 카카오스토리가 시작이다. 그런데 카카오스토리하고 sns 하고는 영 동떨어진 기분이 든다. 카카오스토리에서 성인으로서 성인이라고는 남편밖에 볼 일이 없는, 사회에서 고립되어 오직 집 안에서 팔다리를 버둥대는 아기랑 함께 지내며 사람들과 연결되어 지냈다.




뭐.. 내 육아 일기장 정도였달까. 그냥 아기였던 모습에서 나와 남편과 우리 가족의 모습이 배인 얼굴이 드러나며 내 귀중한 아이 얼굴이 어딘가 도용될까 걱정도 되고 해서 점차 드문드문 올리고 뒷모습만 올리고 생일날만 올리고 그렇게 하다 나중에는 전체를 비공개로 돌렸다. 내 새끼 나만 볼끄야..




그렇게 나만 보는 내 새끼 더 자주 보려면 애가 밥 먹는 사진이라도 매일 올렸어야 했는데 숱한 사진들은 외장 하드에 고이 모셔져 있어 카카오스토리에 있는 사진은 내가 쓴 글까지 합쳐 다 외울 정도이다.




다른 sns들이 많이 생기기도 했고 내가 점차 아이들 사진을 덜 찍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그러한지 지인들 소식은 구경하기가 힘들고 그 자리를 광고가 다 자치하고 있어서 부러 들어가 본지도 오래되었다. 요즘엔 몇 년 전 구우님이 이런 글을 올리셨어여 하면서 친절하게 알려주어 아이들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이게 몇 년 전 너란다 하며 우리 다 모르는 귀여운 아기 보듯 함께 귀여워하곤 한다.




내가 카카오스토리 이야기만 하는 이유는 다른 sns를 안 하기 때문이다.




내 글에 내가 취하는 편이라 여기에 당장 눈에 들어오는 명 글들을 몇 옮겨 놓고 마무리하고자 한다. 내 블로그의 큰 팬도 나인지라 내가 나중에 봐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없지만 첫날 수업을 마친 아이의 표정이 밝았다.


보는 모든 게 처음이라 설레어 서였을지


선생님이 입학 선물이라고 나눠 주신 이 썩기 챌린지 꾸러미 덕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아이의 표정을 보니 앞으로 모든 것이 좋아질 것이라는 착각마저 들었다."



-2020년 5월에서야 입학한 우리 둘째 아이 첫 등굣날


(착각 맞았네... 오늘날까지 마스크)




"빠르게 달리다 하늘로 도약하는 비행기 움직임에 같이 몸이 기울어지며


선물이며 산이며 모든 게 작아지다 이윽고 사라지고


어느새 구름이 저보다 아래에 있고


바다가 나타났다 다시금 산과 건물이 가까워지며 착륙할 때까지


아이들은 창 밖에서 거의 눈도 떼지 않았다.


돌아올 때는 제 평생 처음으로 달이 그리 가까이 있는 것도 보았지.


그런 너희를 바로 곁에서 지켜볼 수 있어서 나도 무척 즐거웠단다."



-2018년 12월 처음 제주도 갔던 날


(저 짧은 달콤함 뒤엔 끊임없이 부산스러워 주변에 눈치 보였네)




"수십 년을 보아 온 배경이려니 싶은 것들을 아이들이 하나하나 눈여겨봐 주니 나도 다시 바라보게 된다.


내 것인 마냥 펼쳐 보여줄 것이 많아 풍요로운 가을이다."



-2017년 10월 감성 넘치는 가을날


(길가다 은행잎도 줍고 돌멩이도 줍던 시절이라 수시로 감탄하니 나도 덩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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