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쏘세지는 치트키>라는 제목을 쓰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자장면이 아닌 짜장면도 맞는 표현으로 친다 하나 쏘세지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그러면 소세지인가? 하고 검색을 해 보는 저는 나름 글쓰는 사람의 꼴을 갖춘 것일까요? 오바인가요? 아무튼 외래어 표기법 제2장 표기 일람표에 따라 복잡한 설명을 생략하고 '소시지'로 적어야 한다고 네이버 어학사전에서 말합니다. 점잖고.. 좀 흥이 떨어지네요.
저는 소시지를 보면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리기가 애매해요. 정확히는 몸에 좋을 것 없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 좋아하지 않아야 한다는 이성이 조금 더 앞서 있습니다. 맛이 있는가 없는가로 말하자면 당연히 맛있습니다. 몸에 좋다 안 좋다 하는 음식에 대한 판단은 아이를 키우며 좀 엄격해 졌는데(실천도 그렇게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이것에 대해서는 다음에 이야기 할 날이 있을 거예요.
하여 먹을 때는 끓는 물에 데친 후에 그냥 먹거나 마른 팬, 혹은 기름 둘러 볶아 먹습니다. 이 데치는 과정이 귀찮아서 안 먹을 때도 많습니다. 허나 점차로 내 건강을 위해서라면 사실 술을 안 마시는 게 더 이득이 아닐까, 아이들 건강이 걱정이라면 그만큼 건강한 자연식품을 더 잘 챙겨 주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듭니다. 그래서 결론은 예전에 비해서는 자주 구입을 하게 되었다는 거예요.
제가 생각하는 소시지의 장점은 이 안에 온갖 간이 다 되어 있어서 소시지를 넣어 음식을 하면 간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이유식 경력 포함 부엌에 서고부터 강산이 한 번 변했는데 대단한 맛이 아닐 뿐이지 그럭저럭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몇 만들 줄은 알죠 물론. 그런데 소시지는 따로 뭘 넣지 않아도 맛이 있는 거예요.
대표적으로 김치전이 그래요. 집에 밀가루만 있거든요. 어차피 간장 찍어먹는거.. 그리고 기름이 들어간 건 뭔들.. 하면서 김치에 밀가루로만 만들긴 하는데 어느 날 소시지도 넣어봤더니 어휴, 정말 맛있는 거예요. 간장도 따로 필요 없구요. 냉동실에 딱히 고깃거리가 없던 날, 김치볶음밥에도 넣어보니 웬걸! 아이들이 엄지 척을 합니다. 오늘은 그 왜 길거리 토스트에 넣는 양배추 달걀 부침 있잖아요 거기에도 소시지 넣어서 부쳐서 저녁 반찬으로 먹었어요. 제가 제일 많이 먹었습니다.
가공식품 좋다고 광고하고 다니는 것 같네요. 다른 날엔 건강한 거 더 잘 챙겨먹겠다는 마음으로 흐린 눈 하고 먹을 때는 눈 반짝 하며 온 가족 싹싹 맛있게 먹었습니다. '쏘세지는 치트키지' 하는 소리가 육성으로 나온 게 얼마 전이에요. 그리고 이제서야 치트기가 근데 뭐지? 하며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cheat는 속이다 라는 뜻으로 컴퓨터 게임에서 제작자들만이 알고 있는 비밀키 또는 속임수를 의미한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제가 쓰고 싶었던 표현은 '만능키' 인 듯 합니다. 속이긴요.. 버젓이 영롱하게 자태가 드러나 있는 걸요.
그래도 입에는 이미 치트키가 붙었고..소시지 보다는 쏘세지가 더 쓰고 싶은 표현이고.. 그러니 제목으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