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모든 것이 가능해 지는 시간

by 구우

나는 혼자 읊조리고 혼자 퍽 마음에 들어하는 말이 몇 개 있다. 늘 곱씹어 보는 것도 아니고 어디 메모를 해 두는 건 아닌데 게중 몇 가지는 입에 붙어 손에 붙어 나불대고 손을 놀리고 하는 것이다. 나는 며칠 전 문득, 내 살아 생전 에세이라는 걸 내 본다면 제목은 이걸로 해야겠어 라고 하나 생각을 했다.





모든 것이 가능해 지는 시간.

밤에는 불가능이 없게 느껴져

이 기분에는 모든 걸 할 수 있을 것 같아

모든 것이 가능한 시간

어떤 것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시간



.. 대충 이런 것들이다. 나는 아침의 나와 밤의 내가 다르다. 어떤 결심을 하기까지 고민한 나와 결심이 선 후 단호한 내가 다르다. 아이들에게 화를 낼까 말까 고민한 나와 뭘 고민을 하고 앉았어! 하고 소리친 내가 다르다. 누구나 자신의 이중적인 모습을 본인만은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아침과 밤이 다르고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당장 1분 전 후가 다른 내 모습을 내 생각의 변화를 주변에 열심히 알렸다. 그 말에 자주 등장하는 말은





모든 것이 가능할 것 같은 밤에는 내가 그렇게 생각했거든?





이었다. 아마 나만 알 것이다. 나는 밤에 잠을 잘 못 잔다. 마음 같아서는 잠에 못 이겨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을 내 얼굴에 툭 떨어뜨릴 때 까지 있고 싶지만 그러면 안 될 것 같아 멀뚱히 눈을 뜨고 누워선 이 생각 저 생각을 한다. 책을 내고 싶은 거냐면 그것에 대해 집중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냥 지인의 결혼식에 뭘 입고 가면 좋을까 하는 기분으로 생각해 본 것 같다. 분명 호응이 있을 것 같은데, 제목에 낚였어요 하고 악플이 달릴지언정 반응이 분명 있을 것 같은데 하고 혼자 더 생각을 한다.





모든 게 가능할 것 같은 그 밤에 나는 누군가에게 진솔한 사과를 하기도 하고 내 마음을 표현하기도 하고 서로 얼싸안기도 하고 다소 희망을 가지기도 한다. 당연한 수순으로 자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런 희망과 바람과 용기가 바람 빠진 풍선 마냥 쪼그라들지만 간밤에 가졌던 그 생각이 퍽 불가능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나쁘지 않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감히 짐작할 수 없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