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척은 전문 분야이다
세척을 소독이나 살균과 혼동하여 언급할 때가 많지만 세척과 소독은 분명히 다른 활동이다. 또한 세척과 소독의 관계를 보면 세척 없는 소독은 무의미할 정도로 세척이 매우 중요하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도구, 기계, 종사자 손 등을 원한다면 무엇보다 세척을 철저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해야 한다. 세척이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는 소독이 무의미할 정도로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세척 대상 표면을 음식의 지방분이나 단백질 등이 덮고 있으면 마치 보호막처럼 소독제가 미생물에 접촉하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세척을 올바르게 하는 방법은 첫 번째는 식품 찌꺼기 등을 물이나 세척용 솔 등을 사용해서 제거하는 것, 두 번째는 세척제를 사용해서 남아있는 찌꺼기나 기름기 등을 완벽히 제거하는 것, 마지막 세 번째는 사용한 세척제를 깨끗한 물로 제거하는 것이다.
세척은 생각보다 어렵다. 세척할 대상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한 뒤에 적합한 세척제를 선택해야 하고, 효과적 세척 방법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저분한 기계, 도구 등을 보면 기름기가 많은 경우, 단백질이 열 변성된 경우 또는 탄수화물이 탄화된 경우 등 다양한 상태이다. 즉, 식품의 원료, 가공 방법의 종류 등에 따라서 각기 틀린 상태이다. 그러므로 세척할 대상의 상태에 따라서 알칼리성 세제, 산성 세제, 기름기 제거 전용 세제, 연마제가 들어간 세척제 또는 스팀 등 여러 가지 세제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을 선택해야 한다.
세척하여 제거할 것이 탄수화물이냐, 단백질이냐, 기름이냐, 지방이냐, 소금 같은 미네랄 찌꺼기냐, 다른 오물이냐, 심지어 발효균이냐에 따라서 올바른 세척 방법을 선택하면 세척 효과는 물론 노동력, 시간 등을 절약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이처럼 세척의 효율성을 좌우하는 것으로는 세제 종류, 세제 농도, 세제 사용 시간은 물론 수압, 수질, 수온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세제 경우, 알칼리성 세제는 지방과 결합해서 세척 효과를 내고 단백질과 결합하여 물에 쉽게 녹게 만든다. 알칼리성 세제는 대표적 주성분이 탄산나트륨으로 바닥, 벽, 천장, 도구 등을 세척하는데 많이 쓰인다. 산성 세제는 기계 표면에 잘 붙는 칼슘, 마그네슘 같은 무기질 찌꺼기를 용해한다. 기름 전용 세제는 계면활성제 등이 주원료로 기름을 쉽게 분해시킨다. 이러한 세제의 특성을 잘 이해하면 보다 효과적인 세척이 가능하다.
간혹 “세척은 언제 해야 하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식품이란 너무도 복잡하고, 식품을 만드는 환경 역시 너무도 다양하므로 어느 전문서적에서도 몇 시간에 한 번씩 세척하면 문제없다고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세척할 시기를 정하는 원칙으로 ‘지저분해지거나 오염되는 등 위생에 우려될 때’라고 말한다.
그래도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세척 시기를 굳이 정하라면 기본 시기로 ‘작업이 끝난 다음’을 정할 수 있다. 좀 더 강도 있는 세척 활동이 필요하다면 오전 작업, 오후 작업, 저녁 작업 등과 같이 작업 교대 방식이나 정기적인 작업 빈도에 맞추어 정할 수 있다. 좀 더 객관적인 세척 시기를 정하고자 한다면 Danger zone 또는 냉장과 같이 미생물 증식과 연관되는 온도 개념을 세척의 빈도와 연계할 수 있다. 통상적 예로 Danger zone에서는 2~4시간마다 세척하고, 섭씨 5도 이하에서는 하루 1회 정도 세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