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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치 May 04. 2020

20.05.03의 너에게

봄날의 너에게

어제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네가 오늘은 내게 왔어.

조금은 피곤해 보였지만, 도착하자마자 안겨오는 네가 얼마나 예뻐 보였는지 너는 알까?

그런 너를 보면서 내가 너의 집 같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구나 싶었어.

운전을 하고 와서 피곤해도, 화장기가 없는 모습으로 배시시 웃는 너.

내가 정말 많이 편하고, 나를 정말 많이 좋아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어.


문득 함께 있으면 그 언제보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는 생각이 났어.

그래서 너를 이끌고 밖으로 나갔지.

함께 보내는 여유를 조금 더 다채롭게 꾸미고 싶었거든.

햇빛에 약한 너를 알기에, 걸으면서 조금이라도 따가운 햇살을 피하고자 하는 내 행동에 너는 괜찮다며 깔깔 웃음을 터뜨렸어.

웃는 모습이 따사로워진 오늘의 햇살보다 눈이 부셨어.


너와 처음먹는 브런치.


그렇게 너와의 여유를 즐기고자 찾아간 카페에서 너와 함께 먹는 브런치와 커피 한 잔은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달콤하고 은은했지.

너는 음악도 안 나오는 카페가 있다며 웃으며 이야기했지만, 조용한 그 분위기 속의 우리가 좋았어.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 시원한 커피, 너와 나누는 사소한 대화들.

그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주어진 행복 같았어.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가 너의 손에 쥐어진 지도와 함께 우리는 갑작스레 계획에 없던 등산을 하게 됐지.

물론 동네 뒷산이기는 하지만 말이야.

올라가면서도 햇빛이 너무 강해 노심초사했지만, 너는 씩씩하게 올라가더라.

그 모습이 참 귀여우면서도 힘들어할 때면 걱정이 됐지.

가벼운 동네 뒷산으로의 산책이었지만, 여름 날씨와 같은 오늘 날씨는 우리를 운동 한가득 한 사람들처럼 만들었어.

같이 올라가면서 보던 풍경들, 정상에서의 바람, 같이 앉아서 쉬던 의자, 그리고 내려오면서 같이 손에 든 아이스크림.


마지막으로 내려와서 함께 머물던 우리 집.



오늘은 그저 행복했어.
너와 함께라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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