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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치 May 31. 2020

20.05.23의 너에게

여름날의 너에게

너와 만나는 날은 늘 즐거워.

너를 만나기 위해서 온 가로수길은 사람이 무척 많았어.

너를 기다릴 카페를 찾아가던 중 길가에 화사하게 놓인 꽃들이 있는 화원을 보게 됐어.

유독 꽃을 좋아하는 네게 주고 싶은 꽃이 있어 꽃다발을 들고 화원 밖으로 나와 다시 카페를 찾기 시작했지.

너를 만나기 전, 가는 곳마다 사람들로 가득해서 조금씩 지쳐갔지.

겨우 찾아낸 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한 모금 마시자 너에게 문자가 왔어.

나 가로수길 도착했어.

그 한 줄의 문자가 나를 뛸 듯이 기쁘게 한 거 알아?

그 순간부터 쌓여있던 짜증은 다 날아가버리고, 설레기 시작했어.

우리 그래도 꽤 자주 만나고 서로 알아간 시간이 좀 됨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설레어.

곧 나를 찾아 카페에 들어오자마자 두리번거리는 너의 모습에 행복하더라.

그리고 바로 앞에 앉아 있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마스크에 가려지지 않은 너의 눈이 웃음 짓는 걸 알 수 있었지.

너도 내가 반가운가 봐.


우리는 그렇게 나란히 한참을 걸었어.

그렇게 걷다가 걷다가, 해가 지지 않았지만 와인을 한잔 마시기로 했지.

이제는 완연한 여름인지 날이 더워서 서늘한 와인바가 생각나더라.

우리 둘 다 오늘 고생했으니까, 그리고 서로 오랜만에 술 한잔 기울여도 되는 날이니까.


앞으로 서로의 위치에서도 해야 할 일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cheers!


오늘만은 수고한 우리,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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