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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치 Jun 07. 2020

20.06.07의 너에게

여름날의 너에게

6월이 우리에게 찾아왔어.

그리고 6월의 첫 일요일 너와 만날 수 있었어.

이번 주에 학교를 거쳐간 코로나 확진자 때문에 우리는 못 만날 줄 알았는데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못 만날 줄 알았다가 만나서 일까? 

시험을 마치고 왔음에도 너를 보자마자 힘이 나는 거 있지?

역시 넌 나의 비타민이구나 싶었어.

시험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온다고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을 너를 생각하니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랬어.


그래서인가 내가 아는 맛집을 데려가고 싶었지만, 내가 아는 곳이라고는 동네 주변이 다인 거 있지?

앞으로 맛집도 많이 찾아보고 다녀봐야겠어.

그래도 동네에서 먹은 돈가스는 그냥 그럭저럭 만족스러웠어.

나는 그랬는데 나슐랭의 입맛에는 맞았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오늘 먹은 8억짜리 봉인 돈가스.

너와 함께 많이 걷고 사진도 많이 찍고 싶었는데, 오늘은 중요한 일이 있었어.

바로 너의 논문을 봐주는 일이었지.

전에 내가 한 소리 했다고 삐진 건 아니지?

이번에 함께 고치기 위해서 읽어본 너의 논문 (이론적 배경, 연구 목적)은 꽤 훌륭했어.

어휘도 그렇고, 글의 흐름도 매끄러운 편이었지.


너의 논문 일부를 읽어보고 수정하면서, 몸이 안 좋아 옆에서 잠든 너를 가만히 바라봤어.

많이 아픈지 얼굴이 하얗게 변한 너를 보니 안쓰러워서 안아줄 수밖에 없더라.

내가 다가가니 금세 안겨오는 너를 보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조금씩 안색이 좋아졌어.

이렇게 걱정되는 걸 보니 나랑 떨어져 있을 때 아프면 정말 어떡하나 싶어.


제일 좋은 건 아프지 않는 거겠지?

그래도 다시금 일어나서 씩씩하게 할 일을 마친 너와 그다지 훌륭하지 않았던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고, 아이스크림 하나에 행복해하며 마무리하는 하루, 썩 괜찮았어.


아니, 너무 행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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