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너에게
어제 우리가 너무 빠르게 하루를 보낸 탓인지, 오늘은 여유로운 하루를 같이 보내기로 했어.
나는 휴가를 내고 너는 일찍부터 준비를 마치고 만났지.
오랜만에 간 서촌 부엌은 역시 맛있었어.
어떻게 이렇게 맛있지?
진짜 배워서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맛이야.
나의 별 5개 ★★★★★ 맛집이 되어 버렸어.
맛있는 점심을 먹고 같이 산책에 나섰어.
날은 꽤 더웠지만, 같이 있어서인지 행복이 가득한 산책길이었어.
평일의 서촌은 고즈넉하고 걷기 좋은 길이었어.
너와 함께 지금처럼만 걸어가고 싶다.
서촌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다가 마주한 너의 모습은 여전히 예쁘더라.
생각해보면 참 많은 것들이 변했어.
너를 처음 만나던 날, 너는 나에게 너를 보지 말고 앞을 보고 걸으라 했지.
그때, 아차 싶었던 거 너는 알까?
네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아직은 친하지 않았던 너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던 걸 말이야.
너는 가끔 내게 물어봐.
언제부터 너를 그렇게 좋아하게 되었냐고 말이야.
그럼 나는 늘 두 번째 만남을 이야기해.
근데 어쩌면 내가 네게 반한 건, 처음 만난 그날 카페에서 나와 너와 함께 걷던 돌담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쉿 너만 알고 있어.
네게 첫눈에 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