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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다 Jul 07. 2023

애데렐라, 곧 하원이군

이게 맞나 싶은 나의 하루

날이 좋아서 산책로를 걸어서 하원하는 중(가방은 엄마 어깨에^^)



24시간이 모자라 우우우~


은연중에 집안일을 하면서 내가 혼자 흥얼거리는 노래 중 하나다. 나한테 24시간이 충분했던 적이 있던가 생각해 보니 사회인이 되고 나서부터 1초 단위로까지 움직여본 나로선 지금 이렇게 주어진 시간이 아직도 낯설기만 하다. 그래서 여적 활용의 방법을 모르고 그냥 닥치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살아가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서는 아기가 힘들게 할 때라(생후 17개월) 쉬엄쉬엄 가도 된다고 하는데 나는 왜 조바심이 나는지 모르겠다. 7시간 동안 해낼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걸 아는 사람이 그래?)


오전 5시 30분 무렵, 아침형 인간인 아빠를 닮은 건지 원래 이맘때 아기들은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오전 6시가 되기 전에 아기는 기상한다. 눈도 다 뜨지 못한 채로 "음마음마" 부르면서 내가 자고 있는 침대 위로 등반을 시작한다. 


아침뉴스를 포기하지 못하는 나는 아기와 함께 뉴스를 보며 모닝우유를 마시고 등원시간인 오전 9시까지 아기와 함께 논다. 아니 그냥 지금 완전 엄마껌딱지라 내 스스로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그저 아기 옆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만 있을 수밖에. 


매주 월, 수, 금은 등원 후 필라테스를 목요일은 등원 후 도수 및 운동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간다. 이 스케줄들이 끝나면 대부분 점심시간을 맞닥뜨리게 된다. 대~충 챙겨 먹고 최애 아바라를 들고 주방에 선다. 


신랑 퇴근시간이 늦어 우리 집 저녁은 대부분 밤 9~10시 사이에 이뤄지는데 아기를 재우고 난 뒤 부부만이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보니 밥 먹으며 수다행렬에 마무리는 11시를 넘기곤  한다. 그럼 자연스레 주방청소는 그 다음날 오전으로 미뤄진다. (저녁야식의 굴레를 벗어날 특단의 조치도 필요하다.)


주방 청소 전 빨래는 세탁기로 먼저 시작을 하고 싱크대와 가스레인지, 아일랜드 식탁 위가 마음에 들 정도로 정리가 되고 나서야 널브러진 장난감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거실 청소를, 연이어 방청소를 시작한다. 이후 신랑과 아기의 저녁식사 준비를 미리 하거나 혹은 하원 후 아기를 병원에 데려갈 준비를 한다. 


대략적인 집안일들을 매듭짓고 쇼파에 내 거구의 몸을 던져보면 하원 1시간 전을 가리키는 시곗바늘이 너무나 야속하다.


오후 4시, 아기 하원 후 요즘 재접근기라 엄껌의 극치를 달리는 아들을 안고 집안을 돌아다닌다. 도저히 안 되겠을 경우에는 어부바를 한 채로 있다가 아기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면서 오후 6시까지 또 옆에 붙어 놀아준다. 그리고 다시 아기를 업은 채 저녁식사 준비를 시작한다. 


오후 7시, 저녁 먹는 아기 옆에서 시시콜콜 이야기를 하고 아기의 행동에 리액션 장인맛집 저리가라 반응도 보여주고 오후 8시 무렵에 아기 목욕 시키면서 나도 샤워하고 개운하게 아기 재울 준비를 시작한다.


아기는 빠르면 오후 9시에 잠이 들고 늦으면 대략 1시간가량을 놀다가 오후 10시에 잠이 든다. 같이 자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신랑의 저녁을 위해 자는 척만 했다가 다시 일어선다. 


식사를 같이 하기도 혹은 내가 굶기도 하면서 신랑 옆에 붙어 오늘 하루 있었던 일에 대해 정말 쉴 새 없이 떠들다 보면 오후 11시가 된다. 다시 뒷정리는 미뤄두고 잘 준비를 하거나 오늘 못다 한 내 일을 하는데 대부분 일기를 쓰거나 책을 읽거나 혹은 나 지금 자기 너무 시간이 아까운데 뭘 해야 하나 고민한다. 물론 손에는 인스타그램이 켜진 휴대폰을 부여잡고. 


그리고 자기 전에 생각한다. 나와 비슷한 일과를 사는 엄마들이 또 있을까? 근데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자기가 하는 일, 해야 하는 일들을 잘 지켜나가는 슈퍼우먼 엄마들은 그런 힘이 어디서 나오는 걸까 궁금해진다. 


워킹맘도, 전업주부인 엄마분들의 하루도 너무 궁금하다.


우리 비슷하게 살아가나요?

시간활용을 잘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제가 너무... 게으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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