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매일단어

스포일러

by 담쟁이

“걔는 좀 남의 말을 안 듣는 애고, 쟤는 좀 겉 다르고 속 다른 면이 있고...”

내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의 면면에 대해 유독 자기 언어로 설명해 주기를 즐기는 사람이 있다.

영화 스포일러 피해 다니느라 신경이 곤두선 사람들에게 말 한마디 잘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대역죄인이 되는 세상인데, 왜 우리는 사람에 대한 스포일러에 유독 관대할까.

미리 알고 경계하라는 친절에서 비롯한 거라지만 사람이란 게 본래 영화랑은 달라서 사람마다 줄거리도 주요 사건도 다르게 보는 것.

가장 재미있는 알맹이만큼은 내 오감을 다 동원해 직접 경험하고, 내 언어로 말하고, 내 생각대로 판단하고 싶다. 아니, 되도록이면 판단도 보류하고 싶다. 나는 실수가 많은 사람이니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오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