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열 길 물속을 알 수 있다 했나
천진하게 찰랑이는 그 속에 어떤 풍경을 담고 있는지
들어 가 보기 전 까지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머리 담그면 펼쳐지는
내가 알던 세상과 전혀 다른 세상
보고 듣고 배운 것만 믿는 좁디좁은 나에게
파랗고 투명한 빛이 따뜻하게 일러준다
여기, 네가 알지도 못했던 꽃이 있다고
몇 백 년을 살았을지도 모를 바다거북
이 파란 어둠 속에서도 자기 색을 생생하게 발하는 물고기들과
내가 아는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모양의 생물들
물 밖의 풍경과 다르지만 같고 같지만 다른 흙과 돌과 언덕과 절벽이
너라는 작은 존재가 있기도 전부터
아주 오랫동안 여기에서 지구를 이루어왔다고
세상의 모든 시끄러운 소리가 사라지고
그 신성한 가르침과 나만 오롯이 남는 푸른 물속에서
더 지혜로워지고
더 겸손 해 지려고
그 푸름 속으로 깊이 더 깊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