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활동 자제로 인한 저녁 칩거 n일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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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혀둔 여행사진 정리
• 미뤄둔 바느질거리 일괄처리
• 요리 꿈나무의 냉장고 파먹기
• 생전 안 보던 드라마 뿌수고
• 저녁시간은 웬만한 TV 프로그램보다 광고가 더 재밌다는 것을 배우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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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때문에 2,3월의 공과사를 다 말아먹고 있다. 사람의 건강과 생명 그리고 심리적 악영향 말고도 크고 작은 사회경제적 손실들이 너무나 뚜렷해서 질병 확산세가 사그라든다 해도 쉽게 회복될 수준인지 걱정이 점점 커지는 중. ⠀
슈퍼 전파자라고 작정하고 퍼뜨렸겠나 남들이 뭐라 할 수 없는 개인의 자유 그 어느 아슬아슬한 선에서 자신도 모르게 일어난 일일 텐데 이 난리통 속에 내가 아직 멀쩡한 건 순전히 랜덤 추첨한 행운번호 같은 일.
사회적 위기에 대한 개인의 민감도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나눠지는 또 하나의 혼란 속에서 너무 민감하지도 너무 둔감하지도 않게 중심을 잘 잡으려는 노력 자체가 스트레스다. 일주일에 딱 한 번 집에서 저녁 먹다가 갑자기 매일 저녁 차려먹어야 하는 나만큼 갑갑한 사람 또 있겠냐! 하지만 하고 싶은 거 다 하겠다고 우기지 않고 할 수 있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몸 사리고 있다. 나와 너와 우리 모두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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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도 일상 스트레스와 짜증 수준이 꽤 높아져서 최대한 다른 사람이랑 안 부딪치는 게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과, 회사만 갔다가 집에 처박힐 수 있다는 것, 그래도 된다는 게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며... 마인드 컨트롤하는 일요일 저녁 평화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