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신고
안녕하세요 해차입니다. 여러분 요즘 괜찮으신가요?
대뜸 괜찮냐는 인사말과 함께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제가 요즘 영 괜찮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제 글을 꾸준히 읽어주신 분들이라면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현재 우울증과 공황장애, 수면장애 등 다양한 정신질환을 치료 중입니다. 완치의 기준에 대한 글도 써 내려간 적이 있고, 공황을 느끼는 그 기분을 짧은 글로 전한 적도 있습니다.
최근에 공황 증세가 심해졌습니다. 여태껏 꽤나 많은 약을 증량했기에 다급하게 병원을 방문했던 이번 병원 방문은 조금 두려웠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계속 이렇게 약을 늘려주기만 할 수는 없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듣고 조금은 놀랐습니다. 늘린 약을 복용하면 많이 쳐질 것이라는 선생님의 말씀과는 다르게 약을 복용한 후에 유독 높은 텐션을 유지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또다시 벼랑 끝으로 몰린 기분이었습니다.
정신질환을 치료하면서 가장 무섭기도 피하고 싶기도 한 것은 입원입니다. 우울증으로 이미 병원 입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저는 이상하게 편안했던 것 같습니다. 단순한 생활과 무료한 일상. 감정의 파도 속에 세워진 작은 큐브에 들어가 있는 듯한 평온함이었습니다. 기억을 되짚어보면 애증의 공간처럼 간혹 장소의 향과 함께 수면 위로 떠오릅니다. (그 공간의 향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조금 살아볼까 싶으면 다 귀찮아지는 날들이 이어집니다. 행복을 온전히 받아들이지도, 안정을 주는 대로 받아들이지도 못합니다. 불안의 결집입니다.
‘회복실 PACU' 시리즈는 어찌 보면 제 감정 쓰레기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며 여러분에게 괜한 이야기를 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부족한 감정의 글도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생각을 하면 또 한 번 열심히 생존 신고를 하게 됩니다.
글을 보고 계신 분들, 지금껏 봐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또 글로 만나 뵙겠습니다. 그때까지 평안한 하루들이 당신을 감싸 안길 기도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