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비사비의 미학
은각사

수수하고 한적한 긴카쿠지(ぎんかくじ 銀閣寺)

by 해달 haedal



은각사.


공식 명칭은 지쇼지(慈照寺),

정식 명칭은 도쿄 동쪽에 있어 히가시 야마 지쇼지(東山慈照寺)라고.


비공식적인 명칭이 은각사(銀閣寺),

일본어로 긴카쿠지(ぎんかくじ).


아시카가 시대라고도 하는 무로마치 시대

8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마사는 1460년 경 자신이 은퇴 후 지낼 저택과 정원을 계획하였고

몇십 년 후 그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그는 누각에 걸터앉아

고요히 정원을 감상하면서 선에 들곤 했는데

이후 불교 선종의 승려가 되었다.


그의 저택과 정원은 사찰이 되었고

요시마사의 불교 이름, 법명을 따서 '지쇼지(慈照寺)'로 불리게 되었다.

공식 명칭이 지쇼지가 된 내력이다.


그는 금각사에 영감을 받아 본당 건물에 은박을 입히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은각사(銀閣寺)라는 이름은 이렇게 생겨났다.



은각사 입구에 들어섰다.


은각사는 정원으로 유명한 곳 답게

입구에서부터 정원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났다.


돌벽 위 높은 정원수,

내부를 가린다.



IMG_0048(647x940).jpg



그당시 여행객에게 사진 촬영을 금했고

사진을 찍지 못하니 갑갑했다.

사진은 관심과 느낌을 기록하고 표현하는 내겐 또 다른 언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사진을 찍지 않으면 홀가분하다.


조용히 둘러볼 수 있어 눈으로 마음으로

그 공간을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다.


광경이 스쳐가 버린다는 안타까움도 좋다.

다시 가보고 싶은 마음이 남으니.





map_g.png



입구를 지나 들어가면

경내는


본당 관음전(은각)과

토쿠도(東求堂 동구당)와 그 안에 있는 동인제(同仁齋) 등의 건축물이 있고,

모래 정원 가레산스이,

이끼와 대나무, 물이 있는 산책로를 겸한 정원과 동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당은 2층 건물인데

1,2,3층이 각기 다른 양식으로 지어진 금각사처럼

1층과 2층이 다른 양식으로 지어져있다.


요시마사의 서재로 쓰였다는 동인제(同仁齋)는

일본의 와비사비( わび・さび 侘・寂) 미학이 구현된 소박한 방으로 유명하다고.


일본의 전통적인 미의식 중 하나인 와비사비( わび・さび 侘・寂).


와비(わび 侘)와 사비(さび 寂)라는 두 어휘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와비는 조금 부족한, 우열의 측면에서 다소 떨어지거나 모자라는 상태를 의미하고

사비는 한자가 알려주듯 조용함이나 적적함, 적막함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와비는 부족하고 결핍된 상태에서 나아가 가난하다는 의미도 포함하는데

불교 선종의 영향으로 이를 수용하면서 일본의 미의식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각각을 daum 일본어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わび

한거(閑居 - 한적한 처소, 한가롭게 지냄)

유한(幽閑 - 아주 조용함)

간소한 가운데 깃들인 한적한 정취. 다도(茶道)와 俳諧はいかい의 근본정신


さび

예스럽고 정취(情趣)가 있음

중세의 '幽玄ゆうげん'에서 발전하여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의 俳諧はいかい에서 완성된 일본 문학의 기본 이념의 하나. 한적하고 인정미 넘치는 정취미가 특색

(謡曲ようきょく·語かたり物もの 등의) 성대를 떨면서 발음하는 저음


와비는 부족하다는 의미에서 '한적하다'는 의미로도 확장이 된 것 같다.

사비는 뭔가 예스러운 정취와 인정미, 나즈막하고 적막한 분위기로 이해 된다.


와비와 사비는 다도뿐만 아니라 문학의 정취와 미의식으로도 자리 잡은 것을 볼 수 있고

한적하고 간소하며 고요한 분위기에 사용함을 알 것 같다.


은각사에 그 이름과 달리 은박이 없는 것도 의도한 것이든, 혹은 결과적으로 그리 되었든

부족하고 결핍된 상태를 나타내는 와비의 개념과 어울린다.



가레산스이(枯山水, かれさんすい)는,

물을 사용하지 않고(枯) 돌과 모래로 산수(山水)를 표현하는 일본의 조경이나 회화 양식.

은각사 모래 정원에는 후지산의 형태와 닮은 모래탑 코게츠다이(こうげつだい 向月台 향월대)가 있고

모래가 깔려 있는 바닥 긴샤단(ぎんしゃだん 銀沙灘 은사탄)에는 모래로 추상적인 무늬가 그려져 있다.


차 문화나 불교, 선종 등에 경험이나 지식이 없을 때여서

그런가보다 하는 정도로 둘러보았고 단지 서너 장의 사진으로만 남았지만


정원 입구의 독특한 조형과 추상미술같은 모래정원 등은

은각사의 존재감을 심어주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은각사를 둘러보고 나가는 길.


IMG_0047(647x940).jpg



절도있고

수수하고

한적하다.



IMG_0050(644x940).jpg



대나무 문으로

조용히 가리워진 길.


입구의 높은 정원수의 벽,

저 대나무와 울타리

작은 다실의 벽


특유의 정취와 함께

은각사는 추상과 관조, 은둔의 공간으로

내겐 남아있다.










은각사의 정경과 정보를 알려주는 일본 사이트인데

시적인 정취가 가득하다.


http://www.shokoku-ji.jp/flash/flash.html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