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座 ぎんざ Ginja
E는 우리의 동경 유람 첫날 안내를 해주기로 했다.
공항 - 숙소 - 숙소 부근 주택가 산책 - 일본 정원 육의원
이렇게 우리를 동행해주었고
저녁에는 긴자로 우리를 안내해 줄 예정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E에게 급한 사정이 생겨
더 이상 같이 다닐 수가 없게 되었다.
첫 일본 방문에다 일본어도 못하던 K와 나.
다행히 K는 뜻은 모르지만 히라가나는 읽을 수 있어서
E가 알려준 대로 전철을 타고 동경 최대의 번화가 긴자로 향했다.
긴자는...
세련된 곳이었다.
신호등처럼
택시도
형태나 색이 나라마다 다르다.
일본의 택시.
동경의 청결하고 단정한 택시와
북경의 종횡무진 달리는 허름한 빨강택시의 즐거운 대비.
택시도 도시와 지역의 성격을 표현한다.
네온사인은 일본 판화의 선명한 선과 색, 평면성을 연상하게 한다.
전통적인 미감이 현대에도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색면 추상, 색면 판화를 보고 있는 듯
네온사인에도 일본의 독특한 개성이 보인다.
세계적인 대도시이고
더구나 이렇게 세련된 곳이니 서바이벌 영어는 통하겠지.
그런데
영어가 통하지 않았다.
일본 사람들은 수줍게 웃으면서 상냥한 얼굴로 도망가버렸다, 짧은 영어로 말을 걸면.
비영어권 나라 사람들끼리 만나면 단순한 영어로 의사소통이 잘 된다고 들었는데...
팬터마임.
인근 가게 홍보인지 예술 퍼포먼스인지 알 수가 없었지만
긴자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저 글자들
읽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어려운 히라가나
더 어려운 가다가나
100년 되었다는 긴자 라이온
다행히 잘 찾아가 맛있는 생맥주를 마셨다.
그 가게에는 맥주를 거품 잘나게 따르는 것이 직업인 분이 몇십 년째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독서의 나라, 일본.
쇼윈도
기모노에도 잘 어울릴듯한 고급스러운 핸드백
벚꽃 장식
일본에 와 있음을 대도시 한가운데서 실감.
벚꽃 장식은 병풍에도 표현되어 있다.
일본 사람들은 정말 벚꽃을 좋아하나 보다.
한밤 번화한 도심 한가운데에
꽃가게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벚꽃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꽃을 무척 좋아하는 듯.
이리저리 걷다 저기 가볼까 하고 들어가보니
노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가게.
2인용 작은 테이블 4개에
한 테이블은 일본인 두 사람
한 테이블은 프랑스인 두 사람
나머지 한 테이블은 K와 나, 한국인 두 사람
글로벌한 긴자의 밤이 깊어간다.
긴자 이곳저곳을 둘러보고서
표지와 노선도를 길잡이 삼아 전철을 타고 무사히 숙소로 돌아왔다.
일본의 교통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
K의 히라가나 읽기와 위치 감각도 한몫을 했다.
이렇게 일본, 동경에서의 첫날이 지나갔다.
K의 일본어 :
그 당시 K의 일본어 공부는 십 년도 한참을 지난 고교 때 제2외국어 수업 시간이 다였다.
일본에 갈 일이 없었고 친구인 E가 한국어를 잘 하기 때문에 익힐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동경에 있는 E와 통화할 일이 생긴 K가 서울에서 전화를 했다.
E의 여동생이 전화를 받았다.
간단한 인사 후에는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던 K
" E 이마스까 いますか? " ( E 있습니까? )
라고 여러번 반복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일본어로 대화가 안된다는 걸 알게 된 E의 여동생은 하는 수 없이 자고 있던 E를 깨웠다.
아마도 여동생은 오빠가 자고 있으니 나중에 다시 전화를 하라는 뜻을 전하고자 했을 것이다.
일관성은 가끔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