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메일의 과다로 계정 하나는 폐쇄하다시피 하고 새 계정을 열어 쓰고 있다. 스팸, 정확히는 스팸의 노란 플라스틱 뚜껑이 내게는 스팸 메일에 해당한다.
굿바이 스팸
스팸 메일은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걸러주고 또 디지털 계정은 폐쇄하면 완전 차단되니 비교적 처리가 간단하지만, 스팸의 플라스틱 뚜껑은 매우 성가시다. 몸체도 캔에 어떤 코팅을 한 것으로 보여 제대로 재활용이 되는 건지 신경쓰인다.
캔의 녹으로 인한 감염이나 식중독 등의 위험을 덜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캔 내부는 몸체와 캔 뚜껑이 흰색 코팅이 되어 있다. 그리고 남은 것을 보관 가능하게 그 코팅과 더불어 플라스틱 뚜껑이 제공된다.
캔에 든 음식은 먹고 남은 것을 유리그릇 등 안전한 밀폐용기에 덜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캔에 친절하게도 부착된 플라스틱 뚜껑은 실제로는 밀폐 기능을 못한다고 한다. 소비자의 눈에 더 잘 띄고, 더 이쁘게 보이려는 마케팅 기능이 크다고 한다. 앞서 살펴보았던 죽의 경우 플라스틱 뚜껑이 대체로 빨간색, 스팸은 노란색이다.
빨강과 노랑은 명도가 높아 눈에 잘 띈다. 신호등에 빨강 노랑 그리고 녹색이 쓰인 데는 이유가 있다.
스팸에 뚜껑이 부착된 1차적인 이유는, 진심 남은 내용물을 보관하기 위한 것에 있겠지만, 실제로는 마케팅이 주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지속적이고도 강력한 요청에 의해, 모 우유 회사가 팩 우유에 장착된 빨대를 제거하기로 한 것처럼, 스팸 생산 회사에서도 소비자들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스팸의 노란 플라스틱 뚜껑을 제거하고 생산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선물세트에서는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고.
실제로, 우리 집에도 명절이 지나고 나면 메일함의 스팸 메일처럼 스팸이 노란 뚜껑을 달고 종종 한 박스와 있곤 한다. 게다가 플라스틱으로 만든 부직포 가방에 넣어져 온다.
한 줌의 스팸을 위한 견고한 플라스틱 덩어리가 같이 온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심지어 용량이 아주 작은 납작한 스팸에도 플라스틱 뚜껑이 있다는 사실이다. 정말 한 줌인데. 이걸 보면 의도가 마케팅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팸이 미국에서는 값싼 정크 인스턴트식품 인식이 강하다고 하는데, 한국전쟁으로 식량난을 겪었던 한국에서는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소시지와 햄 등으로 부대찌개를 탄생시킨 이력도 있고, 기업의 노력으로 선물세트에도 포함될 만큼 지위가 올라갔다. 거기에는 노란 플라스틱 뚜껑도 역할을 했을 것이다.
덜 짠 스팸을 노릇하게 구워, 하얀 쌀밥, 김, 김치 등과 같이 먹으면 간편하면서도 든든한 한 끼가 된다. 인터넷에는 스팸을 덜 짜게 먹는 법, 스팸을 활용한 다양한 간단 요리 등의 정보가 많다. 그만큼 스팸의 인기가 상당하다는 건데 그만큼 플라스틱 뚜껑도 많이 배출된다는 말이 된다.
어떤 이상적인 법이 만들어져서, 플라스틱 뚜껑을 추가하려면 환경부담비를 물려 스팸값을 훨씬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도록, 그래서 경쟁사가 뚜껑 없이 생산해 이익을 더 보도록 하면 해결되지 않을까.
그리고 생산해낸 플라스틱 뚜껑은 생산 개수를 기록해 가능한 회수를 해야 하고, 회수하지 못한 결손 수만큼 벌금을 물리면 해결되지 않을까.
웬만해서는 스팸을 사지 않지만, 혹여 선물이 들어올 수 있으니 주위에 '노란 플라스틱 뚜껑이 있는 스팸 선물세트 사절'이라고 미리미리 얘기를 해 둬야겠다.
지인이 준 수입 저장식품이 몇 개 있는데, 아주 마음에 들었던 것이 두 개 있었다. 하나는 작은 병조림 엔초비였고, 하나는 종이 겉포장과 캔 속 포장에 들어있던 말린 훈제 굴 저장식품. 맛도 좋고 포장도 괜찮았다. 플라스틱 뚜껑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질적인 물질로 내부 코팅을 하지 않았고, 플라스틱 뚜껑도 없다. 캔과 종이 뿐.
수입품이어서 탄소발자국을 많이 남긴다는 게 걸렸지만, 이런 포장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해 주어서 고마운 식제품이다. 캔에는 아무것도 인쇄된 것이 없어 더 정갈하게 느껴졌다. 재활용도 용이할 것이다.
인식의 차이. 스팸 메일 같은 스팸 vs 비 스팸
21일-22일은 동지.
올해 동지는 어제 21일, 더 정확히는 저녁 7시에 태양이 동지선을 지났다고 합니다.
동지하니, 한국 뮤지션 중 거장 중 한 분인 조동진이 생각났고,
꾸준히 혹은 간간이 하트 눌러주시는 분들 중에 이름이 비슷한 분이 있어,
플라스틱 이야기 계속하다보니 다소 마음도 조금 플라스틱처럼 건조해지는 듯도 하여
감수성 풍부한 곡으로 균형도 잡을 겸,
또 감사의 마음을 담아 글 읽어주시는 분들께 공유해드립니다.
크리스마스가 있는 이번 주,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https://youtu.be/Gt-JEoqiZ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