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쿠 일본 식당

A Japanese Restaurant in Shinjuku

by 해달 haedal


신주쿠(しんじゅく 新宿 ).


마침 일본에서 열린 학술대회 참석차 동경에 와 있던 K의 친구 J와 동행하기로 했다.

J는 중국인보다 중국어를 잘하는 중국 문화&사회 연구자.


신주쿠 역에서 만나 다 같이

유명한 도쿄 도청 전망대(東京都庁展望室)에 올랐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며 건물 자체를 볼 수 있게 설계되어 있었다.

자의식이 강한 건물이랄까...

덕분에 SF 영화 장면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


40층 높이에서 잠깐 근무한 적이 있는데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면 순식간에 몇십 층에 도달할 수 있었다.

매번 귀가 먹먹해진다.

너무 높은 층에는 상주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쿄도청은 45층.

밝은 낮에 시야가 멀리 보일 때는 후지산도 보인다는 도쿄 도청 전망대.

밤이라 도쿄 야경만 보고 내려왔다.


저녁 먹을 시간이 지났기에

도쿄도청사 건너편 건물 한 식당에 들어갔다.


식당을 미리 알아보고 들어간 건 아니었다.

매우 고급스러운 요리가 나오는 식당이라는 것을

메뉴판을 보고 알게 되었지만

이왕 들어왔으니 식사를 주문.


어쩌다 보니

아침은 아타미에서

점심은 시부야에서

저녁은 신주쿠에서 먹게 되었다.






한국은 밥 그릇보다 국 그릇이 큰데

일본은 밥 그릇보다 국 그릇이 작다.


작은 국 그릇에도 뚜껑이 있다.


밥이 담긴 도자기나

국이 담긴 목기 - 옻칠이 되어 있을 법한

그릇에 매우 공을 들였다.

반찬을 담는 그릇들도 신중히 선택되었을 것이다.


그릇들에 하나의 통일성을 부여하지 않고

각각 개성을 가지도록 했다.


음식과도 그릇의 형태와 색, 질감을 조율했을 것 같다.


한국은 그릇이 드러나지 않는데

일본은 그릇 자체가 음식과 거의 동등하게 보인다.


조선시대 도공들을 데려갔던 일본,

일본인들의 도자기에 대한 애정은 현대에도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 고려나 조선의 도자기 전시가 열리면

아침 일찍부터 관람을 위한 긴 줄이 생긴다고 한다.


아타미 전통 료칸의 가이세키 요리보다

훨씬 더 섬세한 음식들이 나왔다.


이거 한번 시켜보자 하고 주문한 요리.

금가루를 입힌 큰 콩 몇 알이 나왔다.

집어 먹고 나니 배가 고파 다른 걸 시켰다.


그렇게 몇 차례 주문해 저녁을 먹었고

그 전까지 한 끼 식사로는 지불해본 적이 었었던

상당한 금액이 청구되었다.






일본 청주(사케 さけ)


푸른색 감도는 아름다운 작은 병에

나무로 잘 손질하여 만든 단정한 병 받침...



눈으로 마신다고 해야 할까.






창가에 놓인 화병과 꽃꽂이가 아름답다.

화병의 대나무 받침도 꽃과 어울린다.


작은 사물 하나 하나에 신경을 쓴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기모노.


일본 전통 의상 기모노는

공들여 만든 장인의 작품에는 그에 걸맞는 높은 값을 지불한다고.

장인의 감각과 각고의 노력에 보상을 하는 문화.


자체로도 아름답고

가게 분위기와도 잘 어울려

사진을 찍고 싶다고 정중히 부탁해서

한 컷 촬영했다.


그 옆의 붉은,

아니 빨갛다고 하는 게 맞겠다,

도자기 병과 기모노 색은 조화를 이루어 서로를 빛나게 해주고 있었다.



음식 자체도 색과 형태, 식감을 모두 고려해

정교하기 이를 데 없었지만

음식뿐만 아니라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

실내에 장식용으로 두는 도자 화병 하나도 감각 있게.


서빙을 하는 분도 의상과 헤어 스타일에 공을 들인다.


이쯤 되면 식사와 식사를 하는 공간은

아트 갤러리라 할 만하다.



도쿄 신주쿠,

도청 앞 한 고급 식당에서

여행 사흘째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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