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일기 Day 29 치약과 칫솔

세제 4

by 해달 haedal


샴푸보다 더 자주 소비하는 세제 중에 주방 세제와 치약이 있다.

샴푸보다 더, 세제로 인식되지 않고 또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면 치약일 것이다.


나는 매일 샴푸 하지 않는다. 중건성이고 땀이 많이 나지 않는 체질이어서 2-3일에 한 번만 감아도 된다. 하지만, 양치는 한국인이라면 하루에 최소 아침저녁 2번은 보통 하고 직장 다니면 점심시간 후 화장실에서 흔히 서로 목격하듯이 또 한 번, 총 세 번을 하기도 한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칫솔

칫솔은 최소 몇 개월 사용하긴 하지만 하루 두세 번 사용하니 평생 나와 가족이 소비하고 버린 양이 얼마나 많을까... 판매 경쟁으로 소비자의 편의를 극도로 추구하다 보니 손잡이를 대와 구분해 부드러운 재질로 만드는 등 복합 재질로 재활용을 까다롭게 혹은 아예 불가능하게 한 칫솔도 많이 나온다. 그런 재활용이 어려운 칫솔을 내가 얼마나 많이 쓰고 버렸는지...




1회용 칫솔을 다회용 칫솔로 재정의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나마 일회용 칫솔은 그렇게 많이 쓰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출장을 자주 가는 직장을 다니지도 않았고, 여행도 아주 빈번히 다닌 것은 아니었다. 여행지 숙소에서 1회용 칫솔을 만나도 쉽게 버리지 않았다. 가져간 칫솔이 있어 놓인 1회용 칫솔 포장을 아예 뜯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한번 쓴 칫솔은 가져와서 보완용 칫솔로 쓰거나 휴대용으로 여러 번 재사용하고 있다.


1회용 칫솔의 장점은 복합재질 아닌 단순한 형태와 재질이라는 점. 집에서 사용하는 칫솔모보다 거친 경우가 있어서 보완용으로 사용한다. 칫솔 중에 이중모 칫솔이 있는데, 부드러운 긴 솔과 단단한 짧은 솔을 교직 하여 치아를 입체적으로 닦는 목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1회용 칫솔 중 어떤 것은 짧고 단단한 솔이어서 미세모 칫솔이 대부분인 요즘 보완적 기능을 훌륭히 수행해내기도 한다.


칫솔 수선, 살아 있는 동안 쭈욱 ---- (?)

칫솔은 솔이 모세의 기적처럼 갈라지기까지 시일이 제법 걸린다. 칫솔의 모를 일으켜 세워 새 칫솔처럼 만들어 계속 사용하는 노하우도 있는 것 같다. 하긴, 100년을 가는 플라스틱인데, 사람의 몸 일부인 치아에 사용하는 것이니 사용자 입장에서도 자신에게 해가 갈 정도로 강한 힘을 가하지는 않을 터, 마모가 그렇게 클 리는 없다. 단지 누워있는 모를 세워 사용할 수 있다면 지금 있는 플라스틱 칫솔은 100년간 썩지 않으므로, 재활용이 어렵다면 구입한 내가 죽기 전까지 쓰는 게 도리겠구나...ㅜㅜ


가끔 집에 묵고 가는 손님용으로도 필요하고 주기적으로 가족 구성원 칫솔 모두를 교체해줘야 해서 한 번에 여러 개 든 것을 사다 보니 아직도 몇 개가 남아 있다.



모를 일으켜 세우며 평생 써야 할 수도 있으니 새 것은 새 것으로 그대로 두어야겠다. 포장을 뜯지 않은 새 것 여분은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을 하고, 현재 쓰고 있는 플라스틱 칫솔은 모를 돋아 가며 대나무 칫솔과 함께 병용. 도저히 더는 어렵겠다 생각 들면 청소용으로 사용. 청소용으로 이미 있다면, 플라스틱 방앗간으로.


포장을 뜯지 않고 이대로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



치약

치약은, 한살림에서 물을 덜 오염시키는 치약, 천연 벌꿀이 조금 들어있는 치아 미백 치약 두 종류를 번갈아 사용하고 있다. 요즘은 거의 사라진, 치약을 칫솔모 길이만큼 듬뿍 짜낸 치약 광고. 칫솔모 길이의 반의 반도 충분한 것 같다.


치약 뚜껑같이 작은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일반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야 된다고 하는데 나는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어서 모아서 플라스틱 방앗간 같은 곳에 가져다주려고 한다. 그곳에서는 폐플라스틱을 모아 사출기에 넣어 다양한 물건으로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에 가 볼 생각이다. 튜브도 치약 잔존물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재활용이 될런지, 마개와 함께 플라스틱 방앗간에 가져가야 할 것 같다.


여행용이나 샘플용 미니 치약은 사지 않고 쓰지 않으려고 한다. 미처 치약을 준비해 가지 않은 경우 호텔에 놓여있는 치약을 쓰는데 남은 치약은 반드시 가져와서 다 쓰고 버린다.


호텔에서 쓰고 가져와서 끝까지 다 쓴 여행용 미니 치약


아직 튜브 치약을 피할 수 없다면,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는 포장이든 내용물이든 생태계를 덜 오염시키는 성분의 치약으로,


한 번 사용 용량은 최소한으로,

한 개 사용 기간은 최대한 오래, 남김없이 사용하면서


지구에게 지난날의 무지와 무관심을 사죄 중이다.


치약 옆단을 뜯어서 쓰고 있다. 다 쓴 후에는 씻어서 마개와 함께 플라스틱 방앗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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