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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디자인

그 많던 영재는 어디로 갔을까

by 해든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아이가 이렇게 이쁜지 몰랐다.

아이가 어릴 때 평생 할 효도를 다 한다는 말이 맞다.

24시간 아이의 뒤치다꺼리를 하지만 너무 사랑스러워서 힘들어도 할 수 있었다.

아이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무조건적이고 무한하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엄마라면 누구나 아이가 말을 배울 때 제이미맘의 '영재적 모먼트'를 한 번은 느꼈을 것이다.

모든 엄마들이 아이가 천재가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아기의 뇌는 언어습득에 최적화된 시기인 "민감기"를 겪으며

신경가소성이 높아 주변의 언어를 효과적으로 받아들이고, 빠르게 학습하는 것이라고 한다.

어른과는 다른 생물학적 본능이다. 내 아이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일반적인 아이의 발달 과정을 공부해서 섣부르게 아이를 영재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

평균지능의 사람들이 전체 인구의 약 68%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내 아이도 평범한 아이일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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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을 지을 때 설계도가 필요하듯이

아이의 교육도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설계도를 만드는 것이 먼저이다.


첫 번째 단계는 눈높이를 "(아빠+엄마)÷2"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지능이 생물학적으로 유전되는 것은 당연하고 기질과 가정환경도 유전(?)된다고 볼 수 있다.

초등학교 때 스키장을 갔다. 초등학생이 부츠를 신은 채로 폴과 플레이트를 들고 걸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때 아버지께서 "너 스키는 너가 들 수 있어야 스키를 타는 거지."라고 말씀하시고 안 들어주셨다.

그 말에서 보여지는 아버지의 태도가 나의 성장과정에서 일관되게 전달되지 않았을까?

그래서 난 자주적이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한 마인드셋이 대를 이어 자연스럽게 전달되어 하나의 유전자처럼 작용한다.

반대로 어느 연예인이 자신의 어린 시절에 엄마가 헬리콥터맘처럼 모든 걸 다해주셨다고 했다.

그리고 그도 자신의 자녀에게 똑같이 하고 있었다. 보고자란대로 하게 된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여러 조건들의 총합니다. 머리만 좋다고 해서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니다.

타고난 기질이 감정기복이 심하다면 공부하기 쉽지 않고 체력이 약한 것도 문제이다.

섬세함과 꼼꼼함도 필요하고 절제력도 중요하다.

오케스트라처럼 이러한 요소들이 동시에 균형 잡힌 성장을 이룰 때 좋은 결과가 나온다.

지능 외적인 요소들도 결국 육아의 과정에서 부모로부터 온다.

그러니 아이의 목표점을 우선 부모의 성취를 기준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곳에서 시작하여 부모의 결핍들을 하나씩 개선해 주면 아이는 한 단계씩 더 성장한다.


두 번째는 아이의 현실을 제대로 보는 것이다.

만약에 초등학교 시험이 있다면 반에서 중간 정도 하는 친구가

초등학교 때 수학을 고등선행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없다.

초등학교에 고등학교 진도까지 미리 학습해야 하는 친구는 반에서 한 두 명 정도.

정말 과학고나 영재고를 가야만 하는 뛰어난 친구들이다.

아이 능력과 실력에 대한 평가가 잘못되어 있으면 가족 모두가 불행해진다.

못 알아듣는데 앉아있어야 하는 아이도 괴롭고

쓸데없이 낭비되는 학원비와 숙제시키고 학원 픽업하는 부모들의 시간도 아깝다.

학원에서 짜주는 스케줄대로가 아니라 내 아이의 현재 상황, 그에 맞는 양과 속도를 잘 파악해야 한다.


세 번째는 계획을 탄력적으로 수정해 나가야 하고 점점 그 주체가 아이가 되어야 한다.

아이의 성취를 예민하게 지켜봐야 공부가 잘되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과정이 충실하지 않으면 다시 시작해야 하고, 생각보다 아이가 잘하면 목표를 상향해야 할 것이다.

시대가 급변하면서 진로도 유동적이고 입시제도, 교육트렌드 모두 끊임없이 바뀐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대한 영민한 대처가 필요하다.

처음부터 너무 고정적이지 않고 여유 있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아이의 의사표현이 존중되어야 하고

아이의 의견에 따라 계획이 수정되어야 한다.


남들 하는 대로 하면 남들처럼 된다. 다 고만고만해진다.

내 아이를 정말 특별하게 키우고 싶다면 내 아이에게 맞는 학습 디자인이 필요하다.

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부모다. 내 아이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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