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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도 Feb 08. 2024

1등 친절 간호사의 고객응대법 - 듣기

환자의 얘기를 들어보자

환자, 보호자를 응대하는 방법.

그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환자의 얘기를 듣는다. 그 안에 원하는 것이 있다.


병원 안에 안 바쁜 부서가 없다.

특히 응급실에 환자가 몰리면 그렇게 바쁠 수가 없다.

바쁜 만큼 환자와 보호자의 얘기를 전부 들어줄 수 없다.

처방 난 것을 수행하기도 바쁘다.


보호자가 나한테 오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다.

뭔가 말하고 싶어서 내 주변을 서성거려도 모른 척한다.

많은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비슷하다.

간호사 대 환자 수가 너무 많아서 생기는 일이다.

하지만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

(대한민국은 아마 영원히 안 바뀔 것 같다.)



그렇다면 내 생각을 바꿔야 한다.

안 듣는 이유는 '시간'때문이 아니고 내 '마음'이다.

내가 듣고 싶지 않으니 안 듣는 것이다.

물론 바쁜 거 너무너무 잘 안다.

설마 같은 간호사인 내가 모를까?


하지만 연차가 좀 있다 하는 간호사들은 안다.

짬이 차면 여유가 생긴다는 걸.

4~5년 차만 돼도 업무를 진행하는데 모르는 것이 없다.

문제가 발생해도 어느 정도 해결 방법이 보인다.

(안 보인다면 본인을 되돌아볼 것.)


고연차에서 나오는 여유를 환자에게 나눠보자.

환자, 보호자의 얘기를 듣다 보면 원하는 게 뭔지 알게 된다.

그저 하소연하는 걸 수 있다.


가끔은 컴플레인이 아닌 스몰토크를 원하는 분들도 있다.

보통 연세가 많으신 보호자들이 그렇다.

보호자의 집안 사정까지 짧은 시간 동안 다 알게 된다.


나는 심지어 주사를 놓는 동안

60대 환자가 OO(지역명)에서 군대 나온 얘기,

70대 보호자가 나와 OO대학교 동문인 얘기까지 들었다.

불과 1~2분 사이의 일이다.


물론 일이 바쁘니 마냥 들어줄 수 없을 때는 살짝 끊어준다.

'저도 보호자분과 얘기 더 나누면 좋은데 제가 할 일이 있어요. 환자분들이 저를 찾네요.(미안한 표정)'

이 정도면 다들 '아이고'하면서 자리로 가신다.



원하는 것이 확실한 사람도 있다.

그럼 듣기 더 편하다.

해결해 주면 된다.


내가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도 있다.

그때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 선에서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얘기한다.

과하지 않게 적당히.

환자 편이면서도 병원 편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저도 방금 전에 의사 선생님한테 전화를 해봤는데 병동에 응급환자가 있대요. 그래서 늦게 내려오나 봐요. 제가 조금 있다가 한 번 더 연락해 볼게요. 기다리는 거 너무 힘드시죠... 저도 빨리 내려와서 환자분 봐줬으면 좋겠어요.(울상)'

미안한 표정으로 팔자 눈썹을 하는 건 필수이다.

말투는 징징대기보단 담백하고 낮은 톤으로.

비언어적 의사소통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방법이지만, 나는 죄송하다는 말을 남발하지 않는다.

명백하게 잘못일 때는 사과해야겠지만.



신규간호사의 경우 환자, 보호자 응대에 애를 먹고 있다면 고연차 간호사가 도와줄 것이다.

도와주지 않는다고?

둘 중 한 명의 문제일 것이다.


신규간호사가 별로거나 고연차가 별로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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