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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해광 Feb 18. 2022

정신 건강에 접근하기

정신 건강의 접근법

이번에는 정신 건강에 접근하는 것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Love is a word."

"사랑도 단어에요."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사티의 아버지가 지하철 역에서 만난 네오에게 한 말이다.


사랑도 단어라는 말은, 다시 말해 정신 건강적 측면에서 분석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매트릭스 영화 안에서 정신 건강은 기계들의 지배의 밸런스가 되겠지만, 현실 세계에서 정신 건강은 지극히 현실적인 의미를 가진다.


습관이 되어 버리는 고통들이 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그러나 스트레스 받는다, 스트레스 받는다, 자꾸 거듭 되뇌다 보면, 정작 뭐에 스트레스 받는 지도 모르고, 계속 스트레스 받는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을 수도 있다.


어머니가 근무하시는 초등학교에 동료 교사들 중에 코로나 확진자가 생겨 어머니가 코로나 자가 검사 키트를 사용해야 되는 상황이 생겼다. 어머니는 처음 맞게 된 상황에 내게 도움을 요청했다.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는 사실 나도 사용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몰랐기 때문에 인터넷을 검색했다. 유튜브에 코로나 자가 검사 키트, 라고 검색해서 동영상을 통해 사용 방법을 알아냈다. 사용 방법은 다행히도 그렇게 복잡하거나 어렵지는 않았다.

어머니와 나는 점심 식사를 마치고, 코로나 자가 검사 키트를 뜯어서 사용했다.

면봉을 코에 찔러서 돌리는데, 엄마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엄마는 면봉을 어디까지 찔러야 하는지 내게 물었다.

엄마는 자가 검사 키트의 사용을 끝마친 후에도 콧구멍이 간질간질하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엄마에게, 면봉은 그냥 면봉이다, 면봉에는 아무 성분도 없다고 안심시켜 드렸다.


이렇게 생각에 따라서 신체의 느낌이 느껴지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애초에 '느낌'이란 것도 단어다.

느낌은 단어이고, 느낌 자체는 '느낌'이 아니다. 대부분의 단어들에서는 이러한 미묘한 차이가 잘 드러나지 않기도 하지만-예를 들어, 사과를 사과라고 부르는 것-느낌이란 말에는 주체에 대한 것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느낀 순간과 그 느낀 내용을 '느낌'이라고 말함으로써 표출되는 느낌은 또 다를 수 있다. 느낌, 이라는 단어의 발음, 어감, 뉘앙스, 표기, 관련된 기억 등이 느낌 자체를 표현하는데 방해 요소가 된다.

사랑도 단어다, 라는 말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주체에 대한 의미를 포함하는 의미의 단어들은 모두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그래서 동양의 지혜인 불가에서는 이를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말로 표현한다.


이를 한자어로 말하면 '제법무아'라는 단어로 말하기도 한다.


'나'라는 단어도 단어에 불과하다. '나'라는 단어는 나를 결코 있는 그대로 가리키지 못한다. 만약 나, 라는 단어를 통해 주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건 잘못된 믿음인 것이다.


정신분석학에서는 거울 단계를 거쳐서 나에 대한 통합된 이미지를 가지기 이전의 유아는 자기 자신의 신체에 대해 통합되지 않은 분열된 자아상을 갖고 있다고 한다.


'나'라는 단어도 일종의 나를 통합적으로 구성하기 위해 비춰보는 거울 이미지, 같은 것이기도 하다.


나 같은 경우에도, 똑같은 문장이라도 '나'라는 단어를 활용하면, 결론을 긍정적으로 맺고 싶게 되었다.


'나'라는 말은 일종의 언어 게임인 것이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내가 '나'라고 믿는 나는 그때그때 다르게 반응하는 뇌의 영역으로 볼 수 있다.


뇌는 자기 이름에 대한 무의식적 반응을 한다고 한다.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꾸벅꾸벅 나도 모르게 졸다가도, 목적지를 알리는 방송이 나오면, 어떻게 번뜩 눈이 떠지는 경험이.


반복적으로 신경을 쓴 단어에 대해서는 잠들어도 뇌가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를테면, 자기 이름을 부르면, 잠을 자면서도 뇌의 특정 영역이 반응을 하더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나>라는 것의 모든 것, 전부는 아니다.


그래서, 이렇게 통합된 <나>라는 것은 무의미하거나, 환상적인 것이다. 그러한 개념이나 심지어 관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잘 생각하기 위해서는, 메타(meta) 생각을 통해서 스스로의 생각 자체를 잘 점검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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