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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일막걸리 May 24. 2023

매장은 없지만 쓰레기는 줍습니다

해막 플로깅을 만드는 그날까지!

사업계획서를 쓸 때마다 꼭 덧붙이는 말이 있었습니다. 바로 플로깅(줍깅)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겠다는 포부였는데요, 아직 매장 자리를 잡지는 못했지만 해일은 요즘 플로깅을 시작했답니다.


한 환경 단체의 서포터즈로 뽑히면서 플로깅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었는데요, 그중에서도 반려해변 가꾸기를 통해 인천 바다의 쓰레기를 주웠던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쓰레기 발견!


얼핏 보면 깨끗해 보이는 해변이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자잘한 유리 조각이나 밧줄 조각이 정말 많더라고요. 엄청 큰 어망도 모래 속에 파묻혀 있었고요. 반려해변 활동은 반려해변을 입양한 다른 기업과 함께하는데, 이 날 오신 임직원 분들은 무려 냉장고를 해변에서 파내시기도 했어요. (누가 해변에 냉장고를 버리는 걸까요!)


첫 플로깅 활동 이후, 입주해 있는 사무실 메신저를 통해 한강 플로깅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 의사를 밝혀주셔서 감동이었죠. 나중에 해일막걸리의 이름을 걸고 플로깅 행사를 모집해도 꽤 여러 분이 오시겠구나 희망을 보기도 했어요.



사무실과 가까운 잠원 한강 공원에서 약 한 시간 동안 플로깅을 했는데, 공원이라 그런지 음료수 병도 많고 담배꽁초도 정말 많았어요. 쓰레기통이 곳곳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수풀 사이에 버려져 있던 쓰레기를 보니 답답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쓰레기를 주으시는 동료 분들을 보며 힘을 냈답니다.



얼마 전에도 반려해변 활동에 다녀왔어요. 이번엔 휴양지로 유명한 해변이라 그런지 폭죽부터 낚싯줄, 과자 봉투까지 생활 쓰레기가 정말 많았답니다. 주운 쓰레기를 웹앱에 입력하는 데이터 플로깅 활동도 병행하는데, 정말 손 쉴 틈 없이 데이터를 입력하느라 휴대폰 배터리가 쑥쑥 닳더라고요!


하지만 그만큼 열심히 플로깅에 참여해 주신 분들이 많아서 해변이 놀랍도록 깨끗해졌어요. 나중에 쌓아놓은 쓰레기를 보니 뿌듯함이 밀려왔죠. 하지만 동시에 씁쓸함도 느꼈어요.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무단으로 버려졌다는 걸 뜻하니까요.


이미 아시겠지만 해일막걸리는 플라스틱 막걸리 병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출발했던 기업이에요. 단순히 공병 순환을 넘어 술지게미 새활용, 쌀뜨물 재활용을 통해 자원 순환형 양조장이 되는 것을 추구하고요. 그래서 그런지 쓰레기 문제가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 만약 해일막걸리가 행사를 주최한다면 플로깅 행사가 알맞겠다는 생각도 늘 하고 있었죠.


해일막걸리의 이름으로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플로깅을 하며 조금이나마 지속가능한 환경에 보탬이 되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에요. 플로깅을 더 꾸준히 하고 싶어서 사무실 동료들과는 플로깅 동아리도 만들었어요. 다음 주에는 사무실 인근으로 플로깅을 나간답니다!


사실 요즘 해일막걸리는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어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소망했던 것들을 차근차근 실천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해일과 함께 쓰레기를 줍고 싶으신 분은 언제든지 환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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