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io Sløyd와 인터뷰
우연히도 팝업 쇼룸에서 본 Studio Sløyd (스튜디오 슬러이드)의 POM STOOL은 일반적은 노르웨이 디자인 가구와 약간은 다른 모습으로 전시되고 있었다. 마치 조용하고도 튀지 않음을 강조하는 노르웨이 디자인에 "이젠 좀 이 모습을 벗어날 때가 아니니?"라는 질문을 던지듯, 볼드하고 강렬하면서도 소프트한 노르웨이 디자인의 정체성을 뚜렷이 나타내며 앉아있었다.
도대체 이것들을 디자인한 이들은 누굴까 하는 찰나, *Objekt에서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그리하여 우린 여름의 끝자락에서 커피를 마시며 노르웨이 디자인에 대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냥 이것저것 가볍게 물어보려던 만남은 어쩌다 보니 인터뷰가 되었고, 이왕 인터뷰가 된 김에 녹음기를 켜고 여러 가지를 묻게 되었다.
나 Hae Yoon (HY): POM STOOL 나도 저번 주에 주문했는데 언제 도착할지 너무 기대가 돼.
미껠 여론드스타드 Mikkel Jøraandstad (MJ): 헉 고마워. 이렇게 많이 주문받은 건 처음이라 제작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기다려준다니 고마울 따름이야.
우리는 내가 어떻게 그들을 알게 되었는지로 대화를 시작했고 자연스레 POM STOOL 그리고 노르웨이 디자인에 대해 얘기했다.
HY
그나저나, POM STOOL 디자인의 영감은 어서 온 거야?
MK
응 사실 노르딕 디자인 아이콘은 재현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어. 아웃도어 스툴은 노르딕 디자인의 중요한 아이콘 중 하나라고 생각해. 다른 나라보다 북유럽에서 더 잘 알려진 북유럽 디자인의 아이콘이고, 그러한 전통을 다시 가져오고 싶었어(Alvar Alto의 스툴을 생각해보자). 그래서 우리가 친숙한 모형과 형상으로 디자인하게 되었어, 그리고 스툴의 형상과 재료가 더 극대화되게 볼드하고 좀 뚱뚱한 모양으로 디자인하게 되었어.
사실 초반에는 아주 익스트림할 정도로 과할 정도로 부담스러운 디자인이 많았었어.
HY
Terje Ekstrøm의 Ekstrem 체어같이 말이야?ㅎㅎ
(Ekstrem, 노르웨이 포스트모던 디자인의 첫 주인공의 글을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MK
어, 맞아 하지만 그것보단 좀 더 익스트림한 디자인도 있었지. 그런데 여러 과정을 통해 단순화가 되었고, 볼드 하면서도 좀 더 섬세한 방향의 디자인이 되었어.
HY
한 팀에서 3명 모두가 다른 역할을 한다고 했는데, 3명이서 어떻게 제품 개발을 진행해?
MK
응. 나는 전반적인 디자인 스케치를 담당하고, Herman은 목공 일과 제작을 담당하고, Tim 은 아이디어 디벨롭을 주로 담당해. 하지만 모든 과정에서 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함께 다 같이 개발하는 거 이긴 해. 사실 우리 모두 디자이너 한 명이서 제품을 디자인하고 제작을 하는 그런 방법을 좋아하진 않아서 이렇게 시작하게 되었어. 디자이너 한 명이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다하게 되면 그 아이템에 너무나도 큰 애착과 집착을 가지게 되는 거 같아. 우리는 공동체로써, 다른 시각과 아이디어를 합쳤을 때 재미난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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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
그룹으로 일하고 무엇을 개발한다는 게 사실 쉽지만은 않을 거 같은데...ㅎㅎㅎ
MK
어 어려운 일이야. 사실 우리 모두 다 너무 친한 친구들이라 더 쉽지 않아. 작업실에서 서로에게 맹렬한 피드백을 주고 그 과정이 끝나면 맥주를 마시러 나가는 사이니까. 그래서 중요한 게 서로 역할분담을 잘 나누는 게 키 인 것 같아. 또한 그들의 역할 내에서 내리는 결정을 최대한 존중해주고, 자율성을 주려고 해. 덕분에 아직까진 문제없이 일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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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
Studio Sløyd의 작업을 보면 주재료가 나무인데, 나무 위주로 계속 작업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야? 아니면 다른 재료도 생각 중이야?
MK
나무를 선택한 이유는 우리가 제일 잘 아는 재료이기 때문에 시작했어. 우리는 목공일이 매우 익숙하고 자신이 있거든. 하지만 다른 재료로도 더 실험을 해보고 싶어, 요새는 알루미늄으로 여러 가지 실험 중에 있어, 작업 컬렉션 중에 알루미늄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알루미늄 잔여물로 만든 조명작업도 있어.
HY
Studio Sløyd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포커스는 무엇이라 생각해? 지속가능성? 디자인?
MK
사실 우리 모두가 다 다른 관심사가 있는 거 같아. 나는 개인적으로 SHAPE에 가장 관심이 많고 Tim은 shape이나 미적인걸 넘어 개념적인걸 좀 더 중요시하는 것 같아. Herman은 재료 그리고 재료가 주는 지속가능성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 하지만 공통적으로 중요시하는 부분은 우리가 어떤 재료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는 다 같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야. 또한 어떻게 하면 진부하지 않고, 노르웨이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들을 어떻게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만들어 나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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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
내가 팝업 쇼룸에서 본 POM STOOL은 딱 네가 방금 묘사한 작업방식을 잘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아. 전통적인 재료로 볼드 하면서도 graphical하게 디자인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어. 전형적인 노르웨이 디자인 같지 않다랄까?
MK
오! 고마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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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
음, 내가 노르웨이에 오고 나서 느낀 것 중 하나가, 노르지안 디자이너가 보는 노르지안 디자인과, 외부인이 보는 노르지안 디자인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아. 내 블로그 독자들을 위해, 노르웨이 태생 디자이너로써, Norwegian Design을 어떻게 바라보고, 그것이 무엇이라고 설명해줄 수 있어?
MK
음 내 생각엔,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디자인은 디자인 역사도 너무 깊고 풍부한 거 같아. 노르웨이 디자인은 다른 북유럽 국가에 비해 디자인 역사성이 그렇게 깊지 않은 건 사실이야. 물론 노르웨이에도 너무나도 훌륭한 디자이너들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북유럽 국가들이 너무 거대하게 유명해졌기 때문에 노르웨이 디자인을 알릴 기회가 많이 없었던 거 같아. 하지만 그 뜻은, 이제는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노르웨이 디자인을 알릴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해.
HY
정말 공감해, 아직까지 노르웨이 디자인이 무엇이다라고 딱 정해진 게 없기 때문에 그 유동적인 시장을 더 잘 활용하면, 오히려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북유럽 디자인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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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
나도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어서 그런지, 제작 공정이 매우 궁금해. 다리가 3개인 스툴은 어떤 방식으로 만드는 거야?
MK
각 다리는 한 개의 박스 형태의 나무통으로 만들어지고, 최소한으로 나무를 갈아내어서 나무 쓰레기를 최소화하려고 해, 물론 남은 재료들은 장작 때는 데에 쓰고 있어 ㅎ 그리고 스툴 디자인은 심플하지만 만드는 공정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아, 왜냐면 잣나무는 공정 중에 쉽게 깨지고, 흠집이 잘 생기기 때문이야. 그렇게 되면 새로 제작을 다시 해야 하지... 또한 우리는 옹이 부분이 있는 목재는 사용하지 않으려다 보니, 사용하는 재료의 양에도 한계가 많아. ㅎㅎ 나무 가지가 나오는 부분부터는 쓸 수가 없으니까.. 구매자들이 이 부분을 꼭 알아줬으면 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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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
*Objekt와는 어떻게 일하게 되었어? Objekt는 어떤 식으로 참여하고 있어?
*Objekt는 가구 디자인 회사이다. Objekt 자체 제작 가구 판매 및 노르웨이 신진 디자이너, 작가를 발굴하고 작업의 생산 및 판매를 도와준다. 현재는 노르웨이 디자인에 포커스를 두고 있지만, 인터내셔널 작가와도 협엽을 기획하고 있다.
MK
어, 예전에 전시했을 때 전시를 보고 Objekt에서 연락이 왔어. 사실 우리가 이 POM STOOL을 하나 만드는데 일주일이 걸려서 만들었었거든, 그러니까 주문량을 맞추기도 힘들고 시간도 너무 많이 걸리는 거야. 그런데 마침 Objekt에서 프로덕션 및 판매를 도와주시겠다고 해서 너무 고마웠어. Kjetil Gudem이나 Preben Mehren모두 (Objekt 대표들) 모두 가구 생산이나 마케팅에서 경험이 매우 많고, 우리를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도 기뻤지.
이렇게 우리는 생각보다 진지하고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핸드폰 녹음기까지 켜고 질문 세례를 해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을 텐데 Mikkel은 전혀 상관없다고, 친절하게 나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줬다. 여러 디자이너들을 만나봤지만 Mikkel은 정말 스스로를 낮추고 겸손하며, 얼굴과 말투에서 착함이 그저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는 그런 훈훈한 사람이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Studio Sløyd 그리고 Objekt와 협업 작업도 해보고 싶다 :)
여러 매체에서 Studio Sløyd의 작업을 더 자주 볼 수 기회가 더 많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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