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부단하지만 호불호가 명확한
자주 가던 합정, 새로운 것을 탐하는 사람. 거기다 반복되는 일상의 덫에 걸리고 말았다.
언제 갔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무얼 먹으러 갔는지는 기억나는 식당이었다. 이번에도 목적은 뚜렸했다. 문제는 그 나머지 것들인데. 새로운 것을 먹어보고자 고심끝에 다른 메뉴들을 선택했다.
먼저 나온건 확신에 찬 메뉴였다. 그때의 그 맛이 그대로 재현되는 것 같았다. 서로가 만족스러워 하고 있을 찰나, 종업원이 이어서 가지고 나온 메뉴에 탄성을 지르고 말았다. 깜짝 놀란 종업원은 당황해했고,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설명하기 위해 여러 단어들을 나열하였지만 우리는 분명 완벽히 이해를 하고 있지 않았다.
거짓말처럼 지난번에 와서 주문한 메뉴 그대로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었다. 나는 분명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한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사람의 본성에서 나오는 무의식의 무서움이란 이런 것일까.
집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러 갈때도 매일 가던 길로만 가고, 맥도날드에 가도 매번 시키는 햄버거만 주문한다. 쇼핑을 가도 지난번에 샀던 색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고 결국 집 옷장을 열어보면 유난히 많은 색이 있다.
살면서 일탈을 꿈꾸지만 인생은 언제나 제자리다. 나는 내게서 벗어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