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먹라이프 '쿤달리니 베이스 바람까마귀 요가' 해먹티처 윈드
요가 수련을 하는 건 길고 긴 인고의 시간을 버텨내는 일이기도 하다. 굳은 몸을 이완시키고 도저히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자세를 취하기까지는, 그야말로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요가를 배우는 많은 사람들이 시시때때로 좌절감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몇 년을 수련해도 발가락과 손가락이 남극과 북극처럼 멀리 떨어진 채 만날 생각도 안 하는 걸 보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다. 이렇게나 힘든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는 멀게만 느껴진다.
다소 뜬금없지만 식물을 들여다보자. 식물의 줄기에는 생장점과 생장점 사이에 이제 갓 만들어진 원시세포 부분이 있다. '눈'이라고 불리는 부분이다. 이 눈이 자라서 꽃이 된다면 '꽃눈', 잎이 될 친구는 '잎눈'이다. 눈이 형성됐지만 오랫동안 잠을 자는 친구들도 있다. 이런 눈이 바로 잠아(潛芽), 즉 '숨은 눈'이다.
잠아는 수년 동안 잠을 자고 있다가 어느 날 자극을 받거나 외부로부터 충격이 있을 때 갑자기 자라나기 시작한다. 위기의 순간 돌연 존재감을 뿜어내며 소리치는 거다. "이봐! 나 여기 있어! 아직 살아있다고!" 하고. 그렇게 발아(發芽)한 눈은 결국 꽃이 되고, 잎이 된다.
요가 수련과 신체 변화 사이에서 매번 시험에 드는 요가 입문자들의 상태는 '잠아'와 다르지 않다. 지금은 뻣뻣한 몸이라도 점점 부드러워지고, 어느 날 문득 손가락과 발가락이 만날 수 있다. 아직 꽃이, 잎이 되지 않았다고 초조해할 필요는 없다. 누구나 언젠가는 활짝 피어나는 자신의 몸을 볼 수 있을 테니까.
꾸준히 한다는 것, 시간을 들인다는 것, 마음을 쏟는다는 것.
이런 태도들은 결코 당신을 배신하지 않아요.
발가락과 손가락은 반드시 만나게 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