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엄마와 피자를 먹으러 갔을 때의 일이다.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면서 나란히 창가에 앉아 창 밖으로 시선을 두는데, 건너편 가게에서 주인이 나오더니 빗자루질을 하며 가게 앞을 쓸더라. 그때까진 그냥 그런가부다 했다. 그런데 주인은 기껏 열심히 빗질한 본인 가게 앞의 먼지를 고스란히 옆 가게 앞에 모아두는 것이 아닌가. 바로 정문 앞에다가... 옆 가게는 작은 술집이었는데, 오픈 전이라 주인이 없는 상태였다.
그리곤 아무렇지도 않게 가게로 돌아와 본인 가게의 팻말을 open으로 뒤집고, 큰 소품들을 가게 밖에 꺼내놓으며 오픈준비에 여념 없었다. 작은 소품샵이었는데 우린 피자를 먹고 건너편으로 넘어가 구경을 할 셈이었다. 이치에 어긋남에도, 너무 당연하고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누군가의 모습에 어처구니없는 실소가 나왔다. 우린 피자 먹는 내내 이를 대화의 주제로 올렸다. 그 와중에도 바람은 불고, 옆 가게 정문 앞에 소복히 쌓인 먼지는 날려댔다. 그 소품샵 주인의 눈에는 좁은 길 건너편에서 통유리창 앞에 앉아있는 우리가 안 보이는 게 분명했다. 식사를 마치고 길을 건너며 엄마 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