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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그만 보기

나의 긴 노력들. 그 끝자락의 짧은 결론

by 해라 클래스

스마트폰을 너무 자주 본다.

문제다.


책을 보지 않고, 사유를 하지 않고, 준비를 하지 않고

그냥 그 속에 빠져 지낸다.


그 나름대로도 의미가 있기는 한데,

꽤 많은 부분을 억지로 볼거리를 찾아 애쓰며 시간을 굳이 채워나간다.


대부분 가벼운 이야기, 사진, 영상 들이며

마치 수백 마리의 새가 지나가서 전혀 어떤 새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 같다.


숲 속에서 만난 작은 참새라도 온전히 바라보면

매우 집중해서 볼 수 있고 새로울 텐데 말이다.


어쨌든 난 스마트 폰을 오랫동안 보는 것이 싫었다.

그걸 이겨내고 싶었다.

담배를 이겨내려고 오랜 시간 노력한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다양한 짓(?)들을 해왔다.


앱 지우기, 앱 숨겨 놓기, 바탕화면에 경고하고

배터리 충전 안 하기, 가방 속에 넣고 다니기, 일부러 구형 폰 쓰기(속도가 느리다)

시간제한 앱 설치하기 등등 늘 많이 안 쓰려고 노력해 왔다.


최근에 꽤나 느려진 아이폰5를 고민 고민 끝에 아이폰 SE로 교체를 하였는데

속도가 빨라지니 역시나 사용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하고 싶으면서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데,

참 모순된 상황이다. 괴로워하는 본인이 참 한스럽다. 바보 같다.


주변에서는 다른 노력 같은 거 하지 말고

그냥 쓰지 말아!라고 한다.


나는 제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많이들 그러하듯이..


그런데 샤워하다 말고 갑자기 깨달았다.


"그냥 쓰고 싶은 만큼 써 인마"

"그리고 다 썼다면, 다른 걸 하고!"


하면 안 된다는 나의 통제가 오히려 나를 더욱 하고 싶게끔 만드는 것이다.


심플하게.. 많이 쓰고 싶지 않다면

쓰지 않으면 된다.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괜한 다른 방법들을 찾는다

이건, 다이어트나 운동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당연한 것들을 하면 되는데,

그걸 안 하면서 괜히 다른 방법들을 찾는다.


니 스스로 느낀 그대로. 그리고 하고 싶은 그대로

쓰고 싶을 땐 쓰고, 과하다 싶을 땐 하지 말아라. 그만큼 심플하고 쉬운 게 어딨나?


하고 싶은가 보지.

그럼 그만큼 하고 싶게 해둬. 그렇게 한참을 하고 나면 질려서 안 하겠지.


담배도 맛도 못 느끼면서 머리 아파하면서 피고 나니 참 피기 싫었던 것처럼

허리가 너무 아파서 자세를 바로 할 수밖에 없던 것처럼

게임도 지겹도록 하니 다시는 안 했던 것처럼

도박도 할 만큼 하고 나니(물론 학창 시절까지만)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던 것처럼


1. 하고 싶으면 해라. 차라리 하고픈 대로 해라

2. 그리고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을 했다면, 딴 거 없다 그냥 하지 말아라.


뭔 그리 번거롭고 말이 많은가



나에게 하는 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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