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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라 클래스 Dec 04. 2018

'우리가 보낸 가장 긴밤'을 읽고

조심성(배려심) 많은 어느 작가의 많은 생각들


산문 또는 소설을 잘 안 읽는데,

친한 후배가 여러 번에 걸쳐 추천을 해서 읽었던

매우 흥미롭게 재밌게 읽었던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의 저자 이석원


그 작가가 새로운 책을 냈다.


산문 또는 에세이인데,

그동안 저자가 블로그 같은 곳에 올렸던 글들의 모음집 같다.


저자는 섬세하다 또는 소심하다 또는 굉장히 굳이 디테일하다.

나 역시 그러한 면이 많아서

대부분의 이야기에 공감을 한다.


대부분의 이야기에 그렇지 그렇지 하면서 공감하고 넘어간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뭔가 남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나로서는

그래서 뭐 더 없나요? 뭔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는데요?

라는 생각을 또 계속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소설을 읽는 것이 꼭 무언가를 얻기 위함이 아니라 무언가 느끼기 위함인 것처럼

이 에세이 역시 나에게 뭔가 느끼게 해 주었다.


나이 먹어감에 대한, 아픔에 대한

엄마에 대한,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사랑에 대한


그러한 주제들에 대해서 내 생각을 점검해보고

작가의 생각에 동의도 하고

그렇게 느끼면서 책을 읽기도 했다.

특히, 사랑에 대한 작가의 생각들은 나에게 작은 돌들이 된다(호수에 던져지는 돌)


잠깐 설레기도 하고, 잠깐 그리워지기도 하고..


작가의 섬세한 생각들이 내가 평소에 떠올리지 못한 주제들을 떠올리게 하는구나

고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되었던 문장들을 여기에 옮기면서

독후감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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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제 이혼을 함으로써 당장의 갈등과 고통에서는 벗어나겠지만 그렇다고 인생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사려 깊게 얘기했더라면 내 정말 용한 분이다 무릎을 쳤을 것이다.


그런 현실을 덤덤히 받아들였다는 점만은 남들과 달랐을 것이다.


넌 내가 무슨 말을 하면 그 이상 어떤 추측도 하지 않고 다음 말을 기다려준 최초의 사람이었으니까.


서로를 신뢰하기에 의견이 달라도 기분이 상하지 않고, 오히려 말의 부딪침 속에서 대화의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게 바로 통하는 사이가 아닐까?


정작 누구보다 나를 잘 안다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사람은 이렇게나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주니 어찌 신뢰를 갖지 않을 수 있을까?


쓰기를 해치워야 할 숙제처럼 만들어버리는 장치가 사라지자, 나는 화자로부터 구원이라도 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자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가 드러났던 것이다. 


마흔여섯이 된다는 건, 이빨 하나를 뽑는 데 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곤 그 충격으로 1년이나 치과를 찾지 않게 되는 일임을


한쪽에선 가족을 잃어 눈물짓고 있는데 문상 가는 사람은 옷이 없어서 짜증을 내고 있는


오늘도 나는 운동을 한다. 다시는 내 살림을 엄마는 물론 다른 이에게 맡기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상처라는 게 세월이 흐르면 그걸 준 사람뿐만이 아니라 받은 사람의 책임도 되더라. 내게는 누가 주었든 그 상처를 딛고 내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결국 노력하는 자만이 사랑을 지속시켜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연애도 작은 결혼이다. 


연애에서, 남자가 잘생기고 돈 많고 몸이 튼튼한 것도 좋지만 학습과 발전이 가능하다는 점이야말로 최고의 덕목이 아닐까?


왜 나는 엄마에게 돈 말고 다른 것은 드릴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나는 엄마를 부양했을지언정 배려는 하지 못했던 것이다. 


자기를 너무 믿는 사람은 조심해야 해. 스스로 편견 없이 열려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 더 위험한 법이거든.


양양고속도로, 단 두 시간 만에 갈 수 있게 되었지만, 줄어든 시간만큼 정확히 가는 길이 주던 감흥과 여운 또한 사라져 있었다. 


나는 외롭지 않고 불편하지 않으려 조바심치다 그 모든 것들이 '여행'이 아닌 '구경'이 되어버렸다. 


책을 읽는 살마들은 점점 더 줄어만 간다는데, 책을 내고 싶어 하고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은 별로 줄어드는 것 같지 않으니 그것도 신기하다면 신기한 일이다. 

-> 그전엔 너무 소수만 써왔지. 더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한 일들에 대해 그저 꼼꼼하고 성실하게 기록한 글은 어째서 남들이 읽을 만한 가치를 지니지 못할까?. 그것은 그날 있었던 일들을 그저 단순히 나열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하루가 전시할 만한 가치를 지니도록 비틀거나 채색하지 않았기 때문에 독자를 모으는데 실패했다. 


알겠지? 표현되지 않는 건 아무것도 아니야. 그걸 잊지 말자고.


아버지는 제게 그저 공경하고 맞춰드려야 할 대상일 뿐, 속내를 털어놓거나 친구로 대한 적이 없다는 거죠. 


내가 나의 아주 제한된 부분만 털어놓고 보여주었던 그분은 자기가 나를 아주 잘 안다고 생각하고, 친구 누구한테도 하지 않은 얘기까지 죄다 한, 이제 안 지 얼마 안 된 그 사람은 나에 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한다는 거지.


누가 내게 어떤 사람인 가는 그 사람과 헤어지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내 기분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렇게 구체적이지 않은 꿈이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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