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어려운, 하지만 언제나 좋은 그것 사랑
늘 실용서만 보던 나에게 제발 좀 읽어보라고 3번은 넘게 추천해준
친한 동생 덕에 1년 전인가 읽었던 책.
이석원도 몰랐고, 이런 소설 같은 산문집의 존재도 전혀 몰랐던 나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 사랑의 설렘을 안겨다 준 책.
난 저자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
더군다나 가수이면서 작가이고, 또한 소심하면서 거친 성격의 소유자는 더더욱 가까이에 없었다.
이혼남 역시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땐,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
"나도 생각이 많은데, 이 사람은 정말 많구나."라고 느꼈다.
보통 밥을 먹으면서 잠깐 생각을 한다면, 이 사람은 생각을 하면서 잠깐 밥을 먹는 사람 같았다.
그리고 워낙 특이한 직업과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 이해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불편하게 흥미롭게 책을 읽어나갔는데,
오히려 나의 호기심을 극도로 자극해서인지 순식간에 다 읽게 됐다. (보통 어떤 책이든 1주일 이상 걸리는데..)
생각 많은 독특한 사람의 사랑이야기 또한 특이하기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심지어 두 번째 읽을 때조차 나는 도대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갈피를 못 잡았다.
이야기 속 작가가 평소에 정신 못 차리다가 문자 하나에 화들짝 놀라듯 그렇게 책을 읽었다.
어쨌거나 저째거나 이 책은 저자의 많은 생각들 그리고 삶에 대한 짧고 많은 글들이 있더라도
사랑 이야기다.
아픔과 상처 그로 인한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둘
그래서 더 조심하고 걱정하고, 또한 잘 표현하지 못하는 둘의 이야기였다.
아무튼 사랑 이야기였고,
설레고, 아프고, 아쉽고, 화도 났지만 그래도 결국 그 이어짐이 너무 좋았다.
+
어느 라디오 DJ가 말했다. 사랑은 마치 불과 같다고
하지만 모든 사랑이 모두 같은 불일 수 없다고
그래서, 횃불처럼 타오르는 불이 있고, 촛불처럼 또는 모닥불처럼 타오르는 불이 있다고 했다.
그 모든 사랑(불)이 다 아름다운 것이고
오래 타지 못할 불은 피우지도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불꽃대로 피워야 한다고 말했다.
저자와 여자 김정희는 간간히 불꽃을 피웠다가 이내 꺼지는 모닥불 같은 사랑처럼 보였다.
그래서 곧 꺼지겠군... 싶다가도 다시 피어오르는...
그것은 과거의 상처와 각자가 갖고 있는 부족함 때문이니라..
그래도 모든 불꽃이 아름답다고 말한 것처럼, 그들의 사랑도 너무 아름다웠다.
(물론 마지막 전까지는 아쉬움 가득이었지만)
사랑합시다! 그것이 우리를 살아있게 해주는 불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