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라 클래스 Mar 23. 2020

김어준 생각 0120~0123

#20200120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북한 개별 관광 검토는 미국과 사전 협의해야 한다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발언에 대해 우리 정부는 대북 정책은 주권이라며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CNN은 해리스 대사가 일본계이고 그의 콧수염이 일제 강점기 조선 총독을 떠올리게 해서 비판받는다며 해리스 대사에 대한 비판은 미국에서는 인종차별주의로 간주될 것이라고 논평했습니다.


해리스 대사 역시 안중근, 안창호 같은 한국 지도자들도 콧수염을 길렀다며 출생의 우연만으로 자신을 비난하는 것은 실수라고, 콧수염을 자를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원인과 결과를 뒤집어 놓은 아주 웃기는 반응이죠.


이 논란의 원인은 주권 국가 대통령이 국가의 안보정책 방향성을 말하는데 일개 대사가 자기들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식의 사고를 드러낸 데 있는 것이고, 그 결과는 ‘아니 자신이 식민지 시대 총독이라도 되는 줄 아나 보내’하는 비판인 겁니다. 그렇게 그 인식과 발언을 비판했더니 그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고 ‘일본 총독’이라는 단어만 끌고 와서 일본계라서 비판받는다며 콧수염은 자를 수 없다고 답변하는 겁니다.


누가 콧수염을 자르라고 했나요? 인식과 발언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출생과 외모에 대한 부당한 지적으로 둔갑시켜서 콧수염 난 일본계라 미워하는 한국인들의 인종차별이라고 뒤집어씌우는 거죠.


이 양반 문제 아주 많습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20200121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추미애 상갓집 추태 낙인찍힌 그 검사 좌천 감수하겠다.’

지난 주말 한 상갓집에서 자신의 상사 심재철 부장에게 네가 검사냐고 따졌다고 하는 양석조 검사에 대해 추 장관이 공직 기강의 문제라며 징계를 거론하자 검사가 이젠 상갓집에서 말도 못 하냐며 징계 시 집단 반발할 거라는 중앙일보의 기사 제목입니다.

이런 건 기사라기보다는 반드시 반발했으면 좋겠다는, 검란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래서 정부 지지율이 폭락했으면 좋겠다는 중앙일보의 염원이 절절하게 담긴 한 편의 기도문 같은 거죠.

누가 상갓집에서 말을 못 하게 했습니까? 남의 상갓집에서 테이블을 내리쳐가며 남들 다 듣게, 기자들 다 듣도록 상사의 실명을 거론해 가며 자기 정치, 자기 언론 플레이하는 공무원을 탓하는 거지. 

얼마든지 다른 자리에서 다른 방식으로 이의 제기도 할 수 있었던 내용을 기자들 있는 자리에서, 기사화될 걸 알면서 자신의 상사를 공개 모욕하는 공무원 이건 공직 기강의 문제가 맞죠. 거기 무슨 국가와 민족을 위한 중대한 결단이라도 있습니까? 

그러면서 자신들의 인사이동은 원치 않는다는 ‘전원 유임’ 의견을 내는데 이런 식으로 인사권자의 인사에 집단으로 저항하는 공무원들 있나요? 없습니다. 

검찰만 그래도 되는가? 그러면 안되죠.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20200122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항소심 재판부가 이미 한 달을 미뤘던 선고를 어제 다시 한번 미루고 변론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개 판단은 재판부 고유 권한이 맞죠. 그런데 그 과정에서 김 지사가 매크로 시연회에 참석했다고 재판부의 잠정 결론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연을 본 것만으로 공모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결정한 건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재판장과 주심의 의견이 불일치할 경우 선고를 연기하고 쟁점을 추가 심리하는 경우 있습니다. 그러나 최종 선고 전에 핵심 쟁점에 대해 재판부 내부의 결론을 이렇게 공개하는 경우가 있나요?

이건 재판부가 2월 정기 인사에서 자신들이 교체될 경우를 대비해 대중에게 유죄의 심증을 심어 주려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 판사의 기술을 쓰는 것 아닙니까? 아닌가요? 그게 아니면 어떻게 선고의 핵심 쟁점을 미리 공개해 버리는 거죠?

이런 경우가 대체 있나요?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김어준 질문이었습니다.




#20200123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저도 몇 년 전에 반려동물을 키우다가 14년 만에 작고(作故)하셨어요.

--------------------------------

선거 시즌이다 보니까 말의 잔치가 벌어지고 그러다 보니까 단어가 고생할 때가 많습니다. 이번에는 단어 ‘작고’가 고생을 했습니다. 고생하고 좌절했을 작고에게 바칩니다. 

너를 제대로 써줄 사람이 있을 거야. 

작고야 포기하지 마.


매거진의 이전글 김어준 생각 0113~011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