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계의 박찬호를 만난 느낌이다.
책을 읽고 난 내 느낌을 솔직히 말하자면 아래와 같다.
“아오, 정말 잔소리의 끝판왕이고만~ 많아도 너무 많다.”
“이 만큼의 잔소리를 받아들이고 노력할 준비가 된 사람만 CEO를 할 수 있다는 건가?!”
“마치 박찬호가 말하는 LA 시절의 이야기를 다 들은 것 같다.”
그래, 나도 예전부터 사업을 하고 싶었고 여전히 하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진짜 사업을 하게 되는 때는 언제일까?
그리고 내가 사업을 하게 된다면 이 책의 저자처럼 저렇게 수많은 우여곡절,
악전고투를 겪게 될까?
솔직히 나는 1조 8천억 이상의 회사를 만들어 운영해서 팔 생각까지는 없다.
180억 정도면 만족할 정도가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저자가 경험한 힘듦과 어려움의 1/100 만큼만 겪으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1800개 정도의 잔소리 중에서 18개 정도만 유념하면 되지 않을까? 란 생각을 한다.
그래, 과하다 과해. 게다가 당신이 있는 곳은 세계 스타트업의 중심 실리콘밸리이고,
당신은 너무나도 큰 비즈니스를 한 것이야.
내가 하게 될 사업은 그렇게 힘들지 않을 거야. 그렇게 죽다 살아날 정도는 아닐 거야.
라고 말하고 싶은데,
막상 사업을 한다면 저자가 느꼈던 고통과 어려움, 고생은 왜지 똑같은 강도로 올 것 같다.
마치 저 깊은 바다에 빠져서 허우적 대는 것이나, 3m 수영장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나
결국 죽을 것 같은 기분은 똑같을 것 같다. (이런, 젠장)
하지만, 나는 여전히 사업을 하고 싶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탁월한 제품 만들기의 어려움, 인력 채용 및 운영의 난제,
투자받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 사내 정치의 극복, 멘탈 관리 등등
그 힘들고 어려운 것을 나도 겪어보고 해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
어쩌면 저자 ‘벤 호로위츠’는 투철한 사명의식이 있어서 그렇게 오래도록 회사를 이끈 것이 아니라
그저 당장 눈 앞에 놓여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싶고
모두의 만족을 위해 끊임없이 개선하고 고치고, 극복해 나간 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가 말하는 1800가지 급 조언은 일단 접어두겠다. (밑줄을 참 많이도 쳤다.)
그리고 그걸 내가 CEO가 될 때(아니 조그마한 사업을 시작할 때)
하나둘 다시 살펴보고 참고하겠다.
저자가 사업을 하면서 종종 친구나 선배, 멘토들에게 물어보았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이 책에 물어볼 예정이다.
제목은 ‘박찬호 급 잔소리 꾼 CEO’정도로 표현했지만,
결론은 ‘CEO를 위한 백과사전급 조언’이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