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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랑 Apr 03. 2023

떨리는 기형아 검사의 순간들

1,2차 기형아 검진 그 후


긴장되는 첫 1차 기형아 검진!


까꿍이는 10주 차에 젤리곰을 확인했다. 젤리곰이 뭐냐 물으신다면 임신한 부모들 사이에서 아기의 2등신의 얼굴과 몸통이 보이고 그 양옆 위아래에 붙어 있는 팔다리 라인이 나오면 그게 마치 젤리곰처럼 보인다고 해서 나온 말이다.


그리고 까꿍이는 드디어 12주 차가 되어 첫 기형아검진을 했다! 너무 긴장되고 떨렸는데 별일이 없으리라고 믿었지만 엄마의 마음이란 게 막상 닥치니 불안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1차 검진은 목 뒤 투명대 길이 검사와 콧대 검사를 주로 한다. 목 투명대 검사는 임신 11주~13주에 하는 검사로 태아 목덜미 길이가 보통 3mm 이하여야 정상 범위로 본다.(병원에 따라 2.7mm 이상이면 고위험으로 보기도 한다)

또 태아의 안면 기형을 판단하기 위해(보통 다운증후군) 콧대가 정상적으로 확인되는지도 본다.


긴장감이 흐르던 10여 분의 초음파 검진 이후 리 까꿍이는 다행히 모두 정상 범위로 나왔다!

목 투명대 길이는 1.5~1.75mm였고 콧대도 정상적으로 확인되었다. 중요 검진 이후 입체 초음파 사진도 한 장 찍어주셨는데 아직은 사람이라기보다는 외계인처럼 보여서 살짝 웃음이 났다.




"엄마 닮은 거 같네요~"


1차 검진이 끝난 후 안도감과 감사함이 채 시기도 전에 17주에 2차 검진을 했다.

사실 1차보다 2차 검진이 더 무서웠는데 2차는 산모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검진을 하고 1차와 합해서 최종 결과를 받기 때문이다.


2차 검진에서 다운증후군을 94~96% 발견해 낼 수 있다고 한다. 초음파로 까꿍이를 봤는데 심박수 153 bpm으로 저번보다 빨라졌다. 그리고 대망의 성별 확인도 했다!

다리 사이를 보더니 의사 선생님이 "엄마 닮은 거 같네요~"라고 하셨다!


남편은 그 얘기를 듣자마자 함박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나는 사실 몇 주 전에 남편한테 왠지 느낌이 까꿍이가 딸인 거 같다고 했는데 예상이 들어맞아서 신기했다. 여자의 육감이 이런 건가 싶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결과는?


검진 결과는 다음 주 정도에 나온다 했는데 그 며칠의 기간이 생각보다 길게 느껴졌다.


그리고 받은 최종 결과 문자!

모든 항목에서 정상으로 확인받았을 때의 감격과 기쁨이란!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었고 기뻤다.


사실 2차 검진 이후 다운증후군 고위험군으로 온 산모들의 얘기를 꽤 들어서 그때마다 남 일 같지 않았고 걱정도 됐다. 물론 고위험군으로 나와도 정밀 검진을 하면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대다수이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밀 검사(양수 검사 또는 니프티 검사)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된 부모들은 그 검사하는 동안에 또 얼마나 마음을 졸일까.


모두에게 매 순간이 축복이 되고 기쁨이 돼야 할 임신과 출산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평소엔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임신이라는 이벤트 기간 동안에는 당연하지 않음을 느낀다.


하루하루 경이로움을 느끼는 중에도 늘 불안하고 늘 아무 일이 없기를 기도하게 되는 게 모든 아이를 가진 부모가 느끼는 공통된 마음 아닐까.

오늘도 무사히 건강한 까꿍이를 만났음에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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