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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해정 Feb 21. 2017

서울에너지드림센터

IT와 에너지의 만남: 에너지 절약의 지혜를 나누다  

겨울빛으로 가득 찬 상암동 평화의 공원. 독특한 외관의 건물이 눈에 띈다.

오늘 방문할 서울에너지드림센터다.

바람개비 모양을 한 이곳에 에너지 절약 지혜의 바람이 솔솔 불었다.


바람개비 모형을 딴 서울에너지드림센터

IT 발전은 에너지와 환경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길을 열었다. 하지만 아직은 일상생활에서 이를 경험할 기회가 드물다. 전기를 이용하지만 어떻게 내 방 책상 위까지 전기가 들어오는지 무관심하듯, 알려고 하지 않으면 도저히 알 수 없다.


2012년 상암 평화의 공원 안에 둥지를 튼 서울시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이곳이 그답을 알려줄 공간이다. 시민에게 에너지에 대한 정보와 각종 체험, 교육을 제공하는 이곳은 에너지자립형 친환경 건축물로 IT와 에너지의 만남이 어떻게 우리 삶과 미래를 바꾸어놓을지 짐작하게 해준다.


전기를 만들고 전기료를 벌고

에너지자립형 친환경 건축물이란 설명이 낯설다. 


쉽게 말해 전기료가 0원이라고


아니, 전기료를 벌기도 한단다. 이곳의 전기는 모두 태양광과 지열을 통해 만들어진다. 한 해 생산하는 전기의 반밖에 쓰지 않으니, 남은 전기는 한국전력으로 보내 전기료를 받는다고. 자연을 해치는 화학연료로 만들어진 전기를 쓰지 않고, 거꾸로 전기료도 버는 똑똑한 건물이다.


이곳을 책임지는 김혜애 센터장

서울에너지드림센터의 건축은 자연환경을 이용해 건축물의 에너지를 절감하는 패시브 디자인(Passive design)방식을 택했다. 가장 눈에 띄는 외양은 기울어진 벽과 창.


이건 여름엔 해가 높고 겨울엔 해가 비스듬히 뜨는 걸 고려해서 지은 결과다. 


경사진 벽은 직사광선의 60%를 반사해 여름엔 실내 온도가 높아지는 걸 막고 겨울에는 실내에 햇빛이 고루 들어올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인지 실내는 조명 하나 없이 밝았다. 또 창은 3중으로 되어 있어 난방하지 않아도 겨울철에 실내 온도가 2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유지해준다고. 우리 집보다 따뜻하다.


에너지드림센터 곳곳으로 우리를 안내해준 김혜애 센터장은 패시브 디자인을 설명하다 건물의 심장이나 다름없다며 폐열회수환기시스템을 소개했다. 냉방과 난방을 유지하기 위해 창문을 열어 환기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면 모두들 ‘그럼 환기는 어떻게 하냐’고 묻는다고. 


폐열회수환기시스템이 그 환기를 책임진다. 


바깥의 신선한 공기가 안으로 들어오고 안에서 사용한 공기가 바깥으로 나가는데, 건물의 폐 역할을 하는 이 환기 시스템이 나가는 공기와 들어오는 공기를 접촉시켜 계절에 맞게 냉기와 열기를 빼앗기지 않으면서도 신선한 공기를 유입하게 해주는것. 덕분에 건물 내부는 사시사철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니, 과연 건물의 폐요, 심장인 셈이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올해부터 전기를 얼마나 생산하는지, 조명이나 난방, 각종 장비 운영 등에 전기가 어떻게 쓰이는지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이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보 공개의 이유는 에너지자립형 친환경 건물들이 에너지드림센터의 상황을 통해 현실적인 운영 시스템을 배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한편 정부는 2025년부터 법을 만들어 일정 기준 이상의 신축 건물을 지을 경우 반드시 에너지 절약을 위한 설비를 갖추도록 했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그 롤모델이자 길잡이 역할을 해줄 것이다.


기후변화 해결은 정치가 아니라 우리 생존의 일

1층과 2층은 전시공간으로 에너지에 대한 모든 것을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이다. 3층엔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과 교육공간, 회의실이 있다. 기후변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2층에 기후변화배움터를 새로 만들었다. 마스코트는 백령도에 실제 사는 물범 캐릭터. 물범은 겨울철 빙하 위에 새끼를 낳아 기르는데 빙하기 녹으면 새끼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진다. 새끼 물범은 수영할 수 없다.


이곳은 학생을 위한 교육과 문화행사도 다양하게 진행한다. 센터장 추천 교육은 ‘청소년 친환경 건축교실’. 집이란 무엇인지 철학적으로 사고해보고, 친환경 건축모형을 만들며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여러 도구를 배치해볼 수 있다. 요즘 친구들이 건축에 관심이 많아 인기가 높다고. 올해부턴 모형의 크기를 키워 야외에서 큰 건축을 만들어볼 계획이라고 한다.


기후변화 위기를 해결하는 것은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생존의 문제입니다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UN 기후변화 정상회담 연설에서 한 말이다.


에너지 절약, 기후변화… 이런 말이 아직 심각하게 다가오진 않는다. 만약 이런 상상을 해보면 어떨까. 지하철 안에 있는데 정전이 일어나는 상황 말이다. 


실제로 몇 해 전, 대규모 블랙아웃 사태가 있었다. 여름철 전력이 급증한 탓이었다. 에너지 문제가 우리 생존의 문제라는 말은 현실이다. 이곳에서 잊기 쉬운 그 현실을 환기하고 간다.

여기서 퀴즈! 사진 속 가전제품 중 가장 전기를 많이 먹는 것은?바로 밥솥이다. 보온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지하철에서 정전을 맞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체험해볼 부스도 있다.
태양광으로 달리는 카트



청소년 인문 매거진 <유레카>(2017년 3월 발행)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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