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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혜송 Aug 28. 2024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개도 안 된다.





12월부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남편 될 놈은, 월 평균 700을 벌면서 애 둘과 나 생활비로 단돈 50만원만을 보낸다. 상간녀와의 한 끼 식사로는 16만원을 지출하고 도박성 게임에는 월 50 이상을 지출한다. 자기 명의로 된 새 차, SUV도 뽑았다. 그러나 나에게는 변함 없이 9개월 동안 50만원만을 보냈다. 나는 경제적으로 곤궁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현재의 나를 위해 비축해놓았던 것인지.. 마지막 남은 잔고들을 끌어모아, 내 생리대 살 돈은 없어도 아이들 복숭아는 샀다. 지금 이 순간은 지금 뿐이다. 첫째는 22개월에 어린이집에 갔다. 둘째도 두돌을 채우고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어 아이를 끌어안고 있었지만, 이 인간이 사업자등록증에서 나를 강제 축출해버린 터라 맞벌이 서류를 만들 수가 없어 20개월 차, 어린이집에 어쩔 수 없이 둘째를 입소시키게 되었다. 지금 입소하지 않으면 이 어린이집에 보낼 수 없다.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 예전 직업은 나쁜 인간이, 업계에 이상한 소문을 내고 돈을 벌 수 없게 만들어 놓았던 터라. 아이들을 돌보며 새로운 직업으로 수익을 창출할 준비를 해야 했다.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전시회를 하기로 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했다. 그리고 고민 끝에도 작업실을 구했다. 여름 감기몸살로 코가 헐 정도로 코를 풀어 제끼는 와중에, 38도의 몸에도 폭염에 에어컨이 없는 작업실에 보양 작업과 페인트 칠을 하러 나왔다. 무언가라도 진행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는 없다. 과정 없는 결과는 없고, 과정을 계속해서 만들어내야 한다. 드릴질을 하고 보양작업을 하다 손이 다쳐 피가 흐르기도 하지만 괜찮다. 걱정해 줄 남편놈, 남자친구 따위 없지만 연애는 20대에 많이 했으니까. 나는 씩씩하게 해내고 있고 이걸 완료한다는 목적만을 가지고 있다. 28평이 넘는 작업실 페인트칠을 혼자서 했다. 타협하지 않고 끝냈다. 뿌듯하다.







원래부터 이런 것 따위 도와준 적 없는 놈이니까, 새 출발에 거치적거리지 않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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