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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수 Feb 14. 2022

텀블러는 귀찮아, 그래도 함께하길

사실 텀블러를 들고 다니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익숙해지기도 어렵고 귀찮은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되도록 자주 들고 다니려 노력한다.


텀블러의 가장 거슬리는 점부터 읊어보자면, 얘랑 같이 다니면 일단 손이 더 무겁고 가방 안에 넣어도 자주 덜컹거려 신경이 쓰인다. 커피를 받을 때도 뚜껑을 열어 종업원에게 건네면, 종종 커피양을 맞추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바리스타가 빠르고 신속하게 커피를 내리는 과정에서도 텀블러는 묘한 불청객인가 보다 싶을 때가 많다. 


그렇게 살짝의 눈길을 끄는 과정을 거쳐 완성된 음료가 담긴 텀블러는 곧 내 손으로 돌아온다. 

내가 일을 하는 내내 옆에서 묵묵히 서 있다. 텀블러가 옆에서 앉아있는 건지 일어서서 보는 건지 알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하는 실없는 상상도 던져본다. 


확실한 건 텀블러 속 음료는 더 아껴 마시게 된다는 것이다. 그 '통'이 나와 함께 집으로 돌아갈 거기 때문에 그 통의 '속사정'까지 신경 써야 하는 것이다. 텀블러는 그래서 귀찮다. 그래도 계속 함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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