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책보고

도서관과 서점의 장점을 가진 곳

1. 추천의 이유

글을 시작하기 전에 말하자면 서울책보고는 도서관이 아니라 헌책방입니다. 하지만 도서관과 헌책방의 장점을 잘 옮겨놓은 장소란 생각이 들어 아이와 함께 갈만한 곳으로 추천합니다.

우선 서울 책보고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입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 역 1번 출구로 나와 왼쪽을 바라보면 바로 서울책보고가 보입니다. 아이와 함께 움직일 때는 아무래도 거리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는 길이 복잡하거나 또는 많이 걸어야 하는 거리면 아이가 쉽게 지치지 때문이죠. 서울책보고는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듯합니다.


2. 입점 방식

서울책보고 안으로 들어가 왼쪽을 보면 서점별로 책이 진열되어 있는데 진열 기준은 분야별, 책 제목, 출판사 등의 분류법이 아니라 책방 별(입점은 책방 이름의 가나다 순으로 되어 있습니다.)이름순입니다. 혹 이러한 시스템이 원하는 책을 찾는 경우에는 불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을 쉽게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백화점과 같은 복합쇼핑몰에 입점된 다양한 점포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쇼핑몰에 있는 옷가게들은 옷이라는 물건을 파는 것은 같지만 각각의 샵마다 스타일, 색감, 디자인들이 조금씩 다르듯이, 또 같은 물건이지만 가격이 조금씩 다르듯이, 서울책보고에 입점한 헌책방들은 저마다 가지고 있는 특색들이 다르고 같은 책이어도 책방마다 가격도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서 운이 좋으면 같은 책도 싸게 살 수 있고 여기 책방에 없는 책은 저기 책방에서 살 수 있습니다. 영어 원서를 주로 다루는 서점, 그림과 사진을 다루는 서점, 전집을 많이 진열해놓은 서점, 고전을 많이 보유한 서점 등 서점마다 가지고 있는 책들이 다릅니다. 그래서 어떤 책을 사겠다, 라는 마음보다는 천천히, 느긋하게 살펴보다 우연히 좋은 책을 발견하려는 자세로 가는 게 훨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이나 학습 만화의 경우 31과 32구역(입구에서 가장 끝에 위치)에 찾기 쉽게 진열되어 있습니다. 학습만화의 경우 낱권으로 진열되어 있는 것도 있지만, 세트인 경우 새책 수준이라 묶음 상태로 진열되어 있어서 읽는 건 불가합니다. 대신 낱권으로 진열되어 있는 경우에는 뽑아서 볼 수 있습니다. 진득한 성격의 아이들은 학습만화 같은 건 아마도 앉아서 너끈히 열 권 정도는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러다 마음에 들면 전집을 사달라고 조를 수도 있습니다. ^^

동화책의 경우는 앞서 말했듯이 분야별로 진열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책방 별로 한 섹션에 모여 있기에 다양한 책을 한 자리에 앉아서 볼 수 있습니다. 일반 도서관의 경우 분야에 따라 책이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관련 서적을 찾기에는 좋지만 한 자리에서 다양한 책을 보는 건 어렵습니다. 하지만 서울책보고는 그런 아쉬움은 없습니다. 앉은자리에서 다양한 동화책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책은 보관해야 하는 아니라 순환해야 하는 것!

아이들의 책은 사실 종이질, 색감, 그림 때문에 비싼 편입니다. 게다가 같은 책이어도 출판 연도에 따라 책값이 비싸지거나 개정되었다는 이유로 가격이 올라가기도 합니다. 또 책에도 유행이라는 게 있어 그 당시에 많이 읽히는 책이 있게 마련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우리 아이가 책을 좀 읽는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당시에 유행하는 책을 사주려고 하는 습성도 있는데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유행을 타는 책을 읽히는 것보다는 오랫동안 꾸준히 읽히는 책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고전을 고집하는 건 아니지만 고전이 되는 데에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죠. 그런 책들이 헌책방에는 의외로 많습니다.

또 하나 헌책방을 경험한다는 건 남이 쓰던 책을 싸게 살 수 있다는 기쁨으로 그칠 수도 있지만, 그 속에서 생각하지 못한 책을 찾는 것, 게다가 좋은 책을 값싸게 살 수 있다는 체험은 아이들에게 책을 소중히 다루는 이유에 대해서 알게 해주는 좋은 경험을 주기도 합니다. 내가 깨끗이 보면 이 책을 다른 사람들도 기분 좋게 볼 수 있다는 것, 나중에 내가 본 책을 이런 곳에 기증할 수 있구나 하는 마음과 함께, 책을 함부로 다루지 않아야 하는 이유로 단지 내 물건을 소중히 여긴다는 소극적 개인주의에서 확장하여 돈뿐만 아니라 물건을 기부하는 문화를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4. "오늘은 열 권 살 수 있어!"

도서관 책은 빌릴 수는 있지만 가지고 갈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서점의 책들은 가지고 갈 수는 있지만 가격이 부담이 됩니다. 이 두 곳의 아쉬운 점을 채워주는 곳이 바로 서울책보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새책 한 권 값으로 5권 정도는 너끈히 살 수 있습니다. 보물찾기 하듯이 책을 찾아가는 느낌도 매우 좋습니다. 엄마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은 좋은 책을 많이 찾아냅니다. 아이들을 믿고 선택권을 준다면 아이들도 꽤 신중하게 고를 겁니다.

단, 아쉽게도 서울책보고는 책을 보면서 가볍게 차를 마실 공간은 있지만 아이들이 오래 앉아서 책을 보기에는 조금 힘든 공간입니다. 특히 어린아이라면 더 힘들 수도 있습니다. 거의 그렇겠지만 밀폐된 공간이라 시끄럽게 떠들거나 뛸 수 있는 공간은 아닙니다. 그래서 서울책보고는 초등 저학년 이후의 친구들이 있는 부모님에게 추천합니다.


팁: 예상했던 것보다 책을 많이 사서 가져가는 것이 고민이 된다면 주변 편의점에 있는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서울책보고 근처에 편의점이나 잠실나루역에 있는 편의점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고 합니다. 특히 아이들 전집은 매우 저렴해서 구입 욕구가 “뿜 뿜”하는데 들고 갈 것이 걱정이라면 근처 편의점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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