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졌다 커질 수는 있어도 커졌다가 작아질 수는 없는 욕망 덩어리
엄마와 아빠는 도시 출신이지만
아이는 시골 출신이다.
엄마 아빠의 쓸데없는 주택 로망 때문에
아이는 시골에서 나고 또
자라는 중이다.
리 단위에서 살다 보니 작은 마트라도 갈라치면 차 없이 가는 것이 불가능하기도 하고
시골에 있는 마트가 다 그렇겠지만 선택의 규모보다 필요의 규모로만 채워져 있어서 살 수 있는 아이템이란 게 뻔하다.
그래도 아이가 어린 시절엔 시골 마트가 아이에겐 천국이었더랬다. 게다가 좋아하는 젤리라도 엄마가 하나 사줄까 싶어 “마트 갈까?” 하면 궁뎅이가 먼저 일어났던 때가 엊그제 같다.
초딩이 되고 동네 마트를 끊으신 딸은
시내에 있는 대형마트를 가자고 하면
눈이 반짝인다.
중소 도시에서 대형마트의 심리적 규모는
도시의 백화점 급이다.
그래서 가끔
동네 마트 말고
시내 대형 마트라도 갈라치면
아이는 나름 멀쩡한 옷을 고르러 옷장 앞에 간다.
그다음엔 구두쇠 엄마의 지갑을 쉽게 열 수 있는
가능한 아이템과 그것들의 가격, 구입 가능 여부
등등
통밥을 재느라 좌뇌 우뇌를 들썩인다.
초딩 2학년이 된 된장녀는
이제 더 이상 엄마를 따라
동네 마트도 대형 마트도 가지 않는다.
유행 아이템이 없는 동네 마트는
이제 그녀에게 유치한 과거가 되어 버렸고,
대형 마트에는 세상 제일 좋은 친구도 없고
사고 싶은 건 다 비싸거나 세상 쓸데없는
거라는 잔소리가 들리니
영 재미가 없나 보다.
엄마인 나는 종종 그때가 그립다.
천 원짜리
젤리의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여섯 살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