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부모의 이기심에 대하여

학교 수업 시간에 여자를 그리라는 선생님 말씀에 한 아이가 못 그리고 있자 오지라퍼인 아이는 친구에게 왜 안 그리냐 물었고, 

그 친구는 여자를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르겠다니 아이는 엄마를 생각하며 그리면 되지 않겠냐는 제안에, 

그 친구는 6년 동안 엄마를 보지 못해서 기억이 안 난다는 말을 하고 눈치 없는 아이는 엄마가 여행을 갔느냐며 물었고, 

그 친구는 엄마가 아빠와 싸우고 동생과 자신을 두고 집을 나갔다는 말을 쓸쓸하게 하며 일주일에 한 번은 9년 인생 중 6년을 보지 못한 엄마를 생각하다 울게 된다고 말하는 말을 옆에서 듣고 온 아이는 그 친구가 순간 울컥하는 모습이 짠했었다며 나에게 전했고,

 그 말을 들은 나는 엄마가 없을 수도 있고, 

아빠와 살 수도 있다며 지나치게 그 친구를 불쌍하게 생각하지 말라고는 했지만,

그래도 핏덩이 애를 두고 자기 살길 찾겠다고 집을 나간 그 엄마도 나쁘고, 

그런 엄마니까 절대 찾지 말라고 애들에게 독하게 신신당부 한 그 아빠도 정말 지질히 못나고 유치하다는 생각만 들고,

나라면 싸우고 집을 나갔으려나, 

아이는 두고 갔으려나, 데리고 갔으려나, 

남편은 아이에게 다시는 엄마를 찾지 말라고 했으려나, 

하는 마침표 없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당히 우울하고 답답한 아침이다.

작가의 이전글 책의 힘에 대하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