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 소여, <신기료장수 아이들의 멋진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가 되면 가장 기다려지는 건 바로 선물이죠? 산타 할아버지가 무엇을 주실지, 설마 선물을 안 주시진 않겠지 하면서 간절히 기다리곤 합니다.
그런데 왜 산타 할아버지는 항상 몰래 오셔서 선물만 놓고 사라지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번만이라도 산타할아버지를 만나고 싶은데 말이죠. 어쩌면 받고 싶은 선물만큼이나 이루어졌으면 하는 소원은 진짜 산타할아버지를 만나고 싶다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어찌 되었든 분명한 건 산타할아버지는 마음씨 좋은 분일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을 사랑하는 훌륭하고 멋진 분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산타할아버지가 있다고 하네요. 바로 <신기료장수 아이들의 멋진 크리스마스>에 등장하는 산타입니다.
오스트리아에는 크리스마스 때에 딱 한집만 골라 방문하고는 마법을 부려 보물을 나누어주는 요정들의 왕인 로린 왕에 대한 전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로린왕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요정의 모습이 전혀 아니에요! 아주 못생긴 데가 키도 작고 심술궂은 욕심쟁이에 예의까지 없는 할아버지 요정왕입니다. 키도 크고 하얀 수염을 멋지게 휘날리며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산타 할아버지와는 완전히 딴판이네요 . 게다가 로린왕은 장난치고 말썽부리는 걸 너무 좋아한답니다 . 산타가 이런 사람이라면 아마 크리스마스 때 산타를 기다리는 어린이는 아무도 없을 것도 같아요. 말썽 부리는 건 동생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말이죠.
한편 오스트리아 시골 마을엔 헌 신발을 고치는 신기료장수와 세 아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비록 가난했지만 아이들은 하나같이 밝고 명랑했습니다.
그런데 오스트리아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마을 남자들이 모두 전쟁터로 나가게 되자 신기료장수는 더이상 고칠 신발이 없게 되었습니다. 돈을 벌 수 없게 되면서 아이들은 먹을 것도 따뜻하게 입을 옷도 없었지만 아버지에게 불평하지 않습니다.
어느 날 전쟁터에 나간 군인들이 마을로 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은 아버지는 군인들의 신발을 고쳐주고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떠났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누가 와도 절대 문을 열어주지 말라는 신신당부를 하고요.
아버지가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한 남자가 집앞에서 문을 열라고 소리칩니다. 첫 번 째 형인 프리츨은 추위에 떨고 있는 남자가 걱정되어 아버지와의 약속을 어기고 문을 열어 줍니다. 이상하게 생긴 남자는 들어오자마자 먹을 것을 내놓으라고 화를 냅니다. 예의라곤 하나도 없는 사람인가 봅니다.
이번에는 두 동생이 덮고 있던 이불을 뺏더니 침대에 누워버립니다. 두 동생은 추워서 벌벌 떨었습니다. 형은 추위에 떨고 있는 동생들을 보니 너무 미안해집니다.
그런데 그 남자가 갑자기 프리츨에게 추우면 물구나무서기나 하라고 합니다. 프리츨은 그렇게 당하고도 남자의 말을 또 듣네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프리츨이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방을 돌 때마다 오렌지와 사탕이 떨어지지 뭐예요.
이번엔 남자는 둘째인 프란츨에게도 추우면 물구나무서기를 하라고 합니다. 프란츨 역시 물구나무서기를 하는 순간 쿠키가 떨어집니다. 마지막으로 막내인 한슬에게까지 물구나무서기를 하라고 시킵니다. 그러나 프리츨이 막내 동생은 너무 어려 할 수 없다고 하자, 남자는 프란츨과 프리츨이 막내가 잘 설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합니다. 한슬이 물구나무서기에 성공하자마자 세상에...주머니에서 금화와 은화가 떨어집니다. 삼 형제는 너무나 기쁘고 감사한 마음에 그 남자에게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자고 말하려 하는 순간 이미 그 남자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 남자는 도대체 누구였을까요? 바로 로린왕이었지요!
왜 로린왕은 하필 삼 형제가 살고 있는 집을 찾아갔을까요?
로린왕은 누구보다 돈과 보물도 넘치게 많았지만 헛되이 쓰이는 것을 끔찍이 싫어하는 왕입니다. 그래서 로린왕은 자신만을 위해서 돈을 모으고 쓰는 부자는 찾아가지 않습니다. 부자들은 오로지 돈을 모으는 것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죠. 또 하나, 로린왕은 마음이 따듯한 사람만 찾아갑니다.
그럼 왜 삼형제는 낯선 남자에게 문을 열어주었을까요?
삼 형제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어기고 문밖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남자를 위해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당연히 혼났겠죠?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말은 반드시 들어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또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만약 이 두 가지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경우에 놓이면 여러분은 어떻게 할까요?
우리는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딜레마에 빠졌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용기를 내도록 만드는 걸 어려운 말로 “신념”이라고 합니다. 삼 형제에게 신념은 어려운 사람은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신념에 따라 행동했기 때문에 로린왕의 선물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신념이 중요한 이유는 딜레마에서 빠졌을 때 내가 선택해야 하는 길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열쇠가 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장난으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기도 하고, 마음과 완전히 다르게 표현하기도 합니다. 대개 이런 사람들은 부끄러움을 많이 타거나 쑥스러움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괜히 관심을 더 받고 싶어서 그럴 때가 있거든요. 그렇다 보니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해요.
어떤 사람은 선물로, 어떤 사람은 말로, 어떤 사람은 지나친 관심으로, 어떤 사람은 짓궂은 장난으로 사랑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물론 그것이 지나치면 안 되지만 내 마음에 들지 않는 표현방법이라고 해서 모두 미움이나 나쁨으로만 받아들이면 상대방이 속상해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사랑을 표현하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아주는 기술도 중요합니다.
삼 형제가 로린왕의 보물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신념과 나와 다른 방식의 사랑도 받아줄 주 아는 사랑의 기술 때문이었던 거죠.
어쩌면 사랑을 하는 기술을 아는 것보다 사랑을 받아주는 기술이 몇 배는 더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고 그 사람을 마음을 알아준다는 것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사랑을 다 받아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름답게 거절하는 기술 역시 사랑을 받아주는 또 하나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