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나로 성장하기, 세 번째 파편
문제가 주어지고 1분 내로 풀어보려고 한다.
그야말로 숨 한번 쉬면 지나가버리는 시간이다.
그런데 시계를 보면서 1초씩 시간 가는 것을 카운팅 해본다.
꽤나 긴 시간이다.
같은 1분이지만 다른 체감이다.
회사에서의 시간은 늘 정신없이 흘러갔다.
아침에 의자에 엉덩이 붙이고 주어진 일들을 처리하다 보면
어느새 퇴근시간이고,
어느새 주말이고,
어느새 한 달이고,
어느새 일 년이었다.
그러던 어느 가을날,
같이 일하던 협력사 과장님이랑 일처리 하러 가는 길이였다.
추석을 앞두고 있어 연휴를 어떻게 보낼지 그런 얘기를 하다가 내가 그랬다.
"그러게요, 새해가 된지도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추석이라니.. 시간 왜 이렇게 빨리 가는지 모르겠어요"
그 말에 과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바쁘게 안 살아서 그래요"
???????????????????????????
순간 내 귀를 의심했고 머릿속에는 물음표 수천 개가 떴다.
바쁘게 살수록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거 아닌가..
내가 어리둥절한 표정이니 뭐라고 설명을 보태긴 했었던 것 같은데
그 당시에는 이해가 안 가서 뭐라고 말씀하셨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저 말에 대한 의문만 내 마음속에 계속 남게 되었다.
퇴사하고 뭘 하고 싶은지 정하고 나서부터는 하루 24시간을 쪼개서 쓰고 있다.
아침에 눈떠서부터 저녁에 잠들기까지 몇 시에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계획을 빼곡히 세웠고
계획대로 하루를 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런 생활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저 말뜻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체감하고 있다.
아침 5시부터 일어나서 바쁘게 움직인 하루는 오후 3-4시쯤 되면
이제 겨우 이 시간밖에 안 됐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하루가 정말 길게 느껴진다.
(회사를 다닐 때에도 출근 버스를 타야 해서 5시에 일어난 건 마찬가지였는데도 말이다.)
시간이 더 이상 쥐도 새도 나도 모르게 휙 지나가 버진 않는다.
시간은 내 발걸음에 맞춰 정확하게 흘러가고 있다.
과장님이 말씀하신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의미가 내가 이해한 바와 같은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가 경험하고 느낀 바를 덧붙여서 해석해보자면,
회사를 다니고 있던 아니던,
생각 없이 주어진 일들만 해치우기 위해 정신없이 살아가면 지나고 남는 게 없다.
남는 게 없다는 것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나는 과거의 나 그대로라고 인지하는 것이다.
몸만 바빴고 머리는 과거에 머물러있기 때문에
정신 차리고 보면 어느새 시간만 훌쩍 지나가버린 느낌이다.
무엇을 위해 왜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면서 몸과 머리,
그러니까 생각이 함께 움직여야 시간의 흐름이 인지된다.
1초씩 시간 가는 것을 카운팅 할 때 시간이 천천히 가는 것처럼 느껴지듯
시간 속에서 살아가야 비로소 시간은 내 발걸음에 맞춰 천천히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