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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우 Oct 01. 2022

책 속에 길이 있는가

잃어버린 조각들을 찾아서, 세 번째 조각


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전공서적이나 학창 시절 공부 때문에 봤던 책을 제외하면 손에 꼽을 정도로 몇 권 안 됐었다.

내 손으로 직접 한 장씩 넘겨가며 한 글자 한 문장을 읽는 게 귀찮게만 느껴졌다.

손과 눈을 움직이지 않아도 생생하게 눈앞에 보이는 드라마나 영화가 훨씬 좋았다.

독서가 좋은 습관인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좋은 줄 알면서도 책에 대한 필요성이나 좋은 점을 느끼지 못했다면 안 하게 된다.


책을 읽기 시작한 건 필요에 의해서부터였다.

삶에 대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뭘 하고 싶은지 몰라서 막막했을 때,

똑같은 고민을 먼저 해왔고 답을 찾은 사람에게 당장이라도 달려가 상담받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그럴 고민을 나눌만한 사람은 주변에 없었고 모르는 사람을 찾아갈 만큼 용기가 있진 않았다.

그래서 책 속에 길이 있지 않을까 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닥치는 대로 읽진 않았다. 

"12가지 인생의 법칙", "인생도 복리가 됩니다",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내 고민의 답을 찾기 위해 인생 목표나 삶의 의미를 다룬 자기 계발서부터 시작했다.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이 없었던지라 유명하다는 책들부터 골라보았다.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은 책이면 내가 찾는 답이 없을지라도 분명 도움은 되겠지라는 생각에서)

완독 한 책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책들도 있다. 제목이랑 사람들의 평만 보고 골랐기에 읽다가, 

내가 찾는 답과는 전혀 다른 내용을 다룬 책들은 과감히 손을 놓았다.

책 읽는 습관이 없었던지라 처음부터 책이 술술 읽혔던 건 아니다. 

책은 깊고 내 지식의 레벨은 얕아 읽기 어려운 책들도 있었다.

그런데도 답을 찾고 싶다는 의지가 있으니 책이 손에 잡히고 읽히더라.


그래서 책에서 답을 찾았냐고 묻는다면,

책 속에는 답이 없었다.

내 인생의 답은 그 아무도 줄 수 없었다. 

왜냐면 답은 내 안에 있으니까.


책 속에 길이 있었냐고 묻는다면,

책 속에 길은 있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현재의 나를 이루고 있다면,

현재의 내가 머리를 쥐어짜도 나오지 못하는 그러니까,

내가 '알지 못했던' 지식과 방법을 책은 알려준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고,

내 안에 있는 내가 원하는 답이 무엇인지 뚜렷해졌다.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게 머리의 한계다.

'모름'에서 '앎'으로 가기까지는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새로운 무언가를 얻기 제일 쉬운 방법이 곧 책이 아닐까 싶다.


요즘은 자기 계발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기도 한다.

돈에 대해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제서적들을 읽기도 하고,

소설은 잘 안 읽긴 하는데 자주 눈에 띄는 베스트셀러들은 내용이 궁금해서 한 번씩 읽는다. 

드라마나 영화처럼 읽기 시작하면 그 끝이 알고 싶어서 자연스레 완독 하게 된다.


필요에 의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매일 조금씩 꾸준히 읽으려고 한다.

책을 3일 정도 안 읽으면 해이해지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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