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해운대 해수욕장 모래 복원, 모래 축제

by 배광효



93. 해운대 해수욕장 모래 복원, 모래 축제


2010년 7월 해운대 부구청장으로 부임하는 자리에서 배덕광 청장님이 두 가지의 임무를 주셨다. 하나는 글로벌 세계도시 해운대의 비전을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청장님의 공약이자 숙원사업인 해운대 해수욕장 모래 복원 사업이었다.


제주도가 신혼여행지로 떠오르기 전까지 해운대는 전국 제일의 신혼여행지였다. 먼저 관광호텔이 있고, 푸른 바다를 둘러싼 달맞이언덕과 동백섬 그리고 넓은 해수욕장은 이국적이고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로 개발의 바람과 연안의 자연적인 변화로 백사장의 폭이 최대 100m에서 36m 수준까지 나날이 줄어 들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해운대 해수욕장이 소멸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정도였다.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었다.


배덕광 구청장은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를 기념해 모래 축제를 시작하면서 해수욕장의 모래가 줄어드는 모습을 절감하고, 2009년에 해운대 해수욕장 연안정비 실시계획 용역을 추진하였다.


해수욕장 모래의 침식 실태를 조사·분석하고, 돌제와 잠제(수중 방파제) 등 침식 방지 시설 설계안과 모래 보충 방안을 마련하였다. 과학적 데이터와 정밀 측량을 기반으로 설계 방향을 제시한 이 용역이 해수욕장 모래 복원 사업을 위한 첫걸음이었다.


그런데 이 모래 복원 사업을 위한 약 50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 확보가 제일 큰 과제였다.

그동안 국가의 연안 정비 사업 대상으로 꾸준히 반영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되었다.


그러든 어느 날 국내 메인 경제신문의 부산본부장과 출입기자, 구청 간부 등 4명이 점심을 하는 자리가 있었다. ‘해운대가 달라지고 있다’를 특집기사로 한번 다뤄볼 것을 제의했다. 또한 ‘사라지고 있는 해수욕장의 모래 복원이 시급하다’라는 현안도 제시했다. 특집판에 필요한 해운대의 변화하는 모습과 모래 복원 방안에 관련된 기사자료를 주니 그 경제신문의 1면 톱뉴스로 실렸다. 그 당시 그 신문의 편집국장인 고교 동기의 도움도 있었다.


“쇠뿔은 당김에 뼌다고”. 배 청장님이 그 신문을 지참하고 국토부장관님을 찾아가셨다. 장관님의 반쯤 승낙을 받고 오셨다. 지난 5여 년간의 노력에 희망이 보였고, 실무적인 후속 조치가 필요했다.


내가 직원과 함께 해운대 해수욕장의 모래 복원 필요성과 복원계획 자료를 갖고, 국토위 소속 지역 국회의원을 찾았고 또한 예결특위 소속 지역 국회의원을 찾아 협조를 요청하였다.


“해운대 해수욕장에 모래가 사라지면 안 되지요. 복원 사업이 진행되도록 꼭 하겠다.” 예결특위 소속 이00 국회의원님이 자신의 지역구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적극 나서주시겠다는 말씀은 큰 힘이 되었으며, 연말에 약속을 지켜 주셨다.


항상 그러하듯 2011년말 국회의 예산심의도 제때 처리되지 않고 연말을 맞이했다.


12월 31일 해운대 부구청장 퇴임을 앞둔 시점에 예산 반영이 걱정되어 예산 반영에 뛰어난 능력을 지닌 담당 김00 국장을 국회로 출장 보냈다. 본인도 걱정이 되는지 연말인데도 흔쾌히 가겠다고 했다.


담당국장이 상임위를 돌면서 소위 ‘쪽지예산’ 협조를 요청하여 12시가 넘어가는 시점에 예결위에서 설계비 명목 10억 원이 최종 반영되었음을 확인했다. 전언에 의하면, 본인이 확인하지 않았더라면 누락되어 빠질 뻔했다고 한다.


2012년 새해 벽두에 부산시청을 비롯한 해운대구에 소문이 났다. 해운대 모래 복원 사업으로 거의 500억 원이 반영되었다고.


하지만 난 이미 해운대구를 떠난 뒤였다. 떠나는 이임식에서 했던 “해운대, 사랑합니다(I love Haeundae).” 말만 기억한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해운대 해수욕장이 기껏 여름 해수욕 한철밖에 활용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게 여름 해수욕 시즌 직전에 여는 모래 축제였다. 모래 축제를 잘만 치르면 해운대만의 명물 축제가 될 수 있겠다고 믿었다."

- 배덕광 구청장의 저서, ‘해운대이펙트’에서


담당 계장이 다음해 해운대 모래 축제 계획안을 갖고 왔다.

해운대구가 2005년 모래 축제를 시작한 이후 초기의 단순 볼거리 제공 중심의 행사가 점차 규모를 확대했고, 브랜드화를 위해 ‘해운대 모래 축제’라는 상표등록도 마쳤다.


이 축제의 메인 행사는 ‘세계 모래 조각전’이다. 그동안의 모래 조각전 사례를 분석하니 동일한 모래 조각이 반복되면서 주제가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렇게 계속 진행되면 내년 이후의 모래 조각을 어떻게 할지가 걱정되었다. 아이디어를 냈다.


우리가 지금의 시기에 맞고 유행에 맞는 적절한 테마를 선정하고, 그 주제를 기반으로 모래 조각을 하면 시의성과 영속성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구청의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2012년 테마를 “잊지 못할 역사의 순간(The Moment of History)”으로 선정하였고, 그 후 매년 다양한 주제로 발전해 오고 있다. 모래 조각전에 ‘테마(Theme)’를 선정하자는 아이디어 하나가 제법 값어치를 한다.


하나의 축제를 만들기도 어렵지만 그 축제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도 쉽지 않다. 해수욕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열리는 해운대 모래 축제는 계속 발전해야 하고,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



























박재욱


지난 시절 노고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돌아가신 배청장님도 그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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