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주간 일기 14 – 공관(公館), 관사(官舍)는 여전히 유효한 가.
부산환경공단을 퇴직하고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재임 시에 함께 일하고 공단 경영에 아낌없는 격려를 해주신 분들과 운동을 하면서 감사인사를 전했다. 환경공단이 전국 최우수 공기업이 되고 좋은 경영평가를 받는데 이사회의 역할도 컸다.
그동안 선배님들을 만나 삶의 여적을 더듬었다. 공직생활에서 보여준 흔적이 다분히 배어있는 삶을 살아가고 계셨다. 퇴직 후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겠지만, 잘 이겨나가는 모습이다. 그분들의 공통된 것이 있다면 배움을 멈추지 않는 것과 운동이든 아니든 움직임을 게을리하지 않는 점이다. 노후를 계획하는데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
2040년 부산 도시기본계획안이 마련되어 시민들의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10년마다 작성하는 도시기본계획은 향후 20년 부산 개발 계획의 근간이 되는 장기계획이다. 새 계획안의 핵심은 10개 코어(해운대, 기장, 동래, 서면, 중앙, 덕천, 사상, 하단, 강서, 신공항)를 중심으로 부산 공간 구조를 확 바꾸겠다는 것이다. 향후에 ‘코어 육성 계획 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마련될 것이다.
내가 사는 해운대 신도시(그린시티)의 분위기가 뜨겁다.
이번 계획안에 동구의 55보급창 및 이곳에 있는 53사단의 외곽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군부대로 인해 고도제한의 규제가 있고, 장산으로 향하는 통로가 막힌다. 또한 주민들은 장산 밑의 군부대의 넓은 부지를 활용하고픈 애정을 가진다. 여기에는 조용하면서 품격이 있는 미술관, 박물관 등 부산의 문화벨트가 들어서기에 적합하다.
집은 삶의 안식처이다.
하루 종일 일을 하고 돌아와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여행을 하고 나면 돌아올 장소다. 지치고 힘들 때 위로가 돼 주는 힐링처이다.
때로는 조용한 곳, 때로는 교통이 편리한 곳, 때로는 주변에 다양한 시설들이 많은 곳 등 집을 선택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부산시장의 관사는 교통이 편리하고 조용하면서 앞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청와대 공관처럼 풍수로는 썩 좋은 위치가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선거 때마다 시장관사를 시민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공약을 한다. 막상 시장관사를 무엇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시민들의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오늘에 이르렀다. 관사에 입주하지 않고 계신 박형준 시장님은 6. 1 지방선거에서 재선 되면 어떤 결정을 하실까.
부산은 미래를 서부산에서 찾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은 그 핵심이다. 2040 도시기본계획안의 10대 코어에 5개가 서부산에 있다. 특히 강서, 신공항은 새롭게 반영된 것이다. 서병수 시장님의 ‘서부산 청사 건립’ 공약과 더딘 진행이 있었다. 혹시 시장관사가 새로이 건립된다면 서부산으로 갔으면 좋겠다. 중앙에서 내려오는 고위공무원들의 관사도 서부산에 위치하길 바란다.
“국장님, 다른 말하지 않겠습니다. 다대포항과 그 주변을 한번 직접 가 보십시오.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것입니다.” 사하구의 시의원님이 상임위원회에서 저에게 하신 말이다. 그 후에 직접 둘러두고 대책을 마련하기도 하고, 그 일을 계기로 부산의 해안가를 훍고 다녔다. 해운대 부구청장 시절엔 시장님께서 행사 차 거의 매일 해운대를 방문하시면서 지역의 청결 상태, 시설물 유지 등에 큰 관심을 보이셨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행정이 직접 몸으로 느끼고 체험해야 현실적 대안들이 나온다. 서부산이 공장들만 있는 곳이 아니라 사람이 살기 좋은 곳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중앙일보에서 ‘주요 기관과 자치단체의 관저나 공관’에 대해 특집기사를 냈다. 국가기관,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공관 및 관사 운영 실태와 영국, 독일, 일본, 미국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불필요한 공관 및 관사를 폐지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그동안의 “호화 관사, 관사 재테크, 공공요금 및 관리비 지원” 등 여러 불미스러운 일들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다고 한다.
공관 및 관사는 중앙집권제의 시대적 산물이다.
주요 기관장이 되거나 지방의 수령으로 발령받아 오면 당연하게 주어진 혜택이었다. 국가기관,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지방교육청, 국공립대학 등 대부분의 기관이 그 산물을 답습하고 있다. 지금은 기관장급이 아닌 간부급 공무원에게도 관사 등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사례를 흔하게 본다.
이제 관사가 왜 필요한가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때다.
국가안보나 개인의 안전을 위해 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또 여러 가지 이유로 관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 보듯이 관사의 존재 이유는 거의 사라지고 있다. 시대가 변했음을 인지해야 한다. 이런 기득권 내려놓기가 하나 둘 이루어진다면 국가재조(國家再造)가 쉬워질 것이다. 다음 정부는 무너져 버렸거나 과거 답습의 국가 시스템을 바로 세우는 국가재조(國家再造)가 핵심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