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주간 일기 22 – 새로운 ‘일판’이 창조되길 기대한다.
6.6 현충일이다.
내 목숨을 내가 속한 나라를 위해 내놓는 삶, 참으로 고귀하다.
감히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그분들을 기리고 고마움을 전한다. 각종 행사에서 국민의례나 순국선열에 대한 묵염을 통해 생활 속에서 ‘나라’를 생각하면서 이 땅을 지켜온 분들을 추모하고, 나라의 연속성을 다짐한다. 내가 자란 이 땅의 이 ‘나라’의 의미를 다시금 새기는 날이 오늘이다.
모교 총동문회의 골프대회가 코로나 이후에 다시 열렸다.
그동안 인내하고 있던 모임에 대한 그리움이 커 많은 동문이 참가를 신청하였다. 행사에서 참석자가 많다는 건 주최자의 노고를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한다. 하지만 코로나는 각종 사적 모임의 변화를 가져왔다. 동문회, 향우회 등 규모가 큰 사적 모임이 줄어드는 추세다. 소규모의 끼리끼리 모임, 사적 연결이 없는 독서모임, 스터디 모임, 전문가 모임 등이 점차 그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줌을 통한 비대면 모임이나 메타버스를 통해 서로 간 연결고리를 만들기도 한다. 즉 모임의 판이 달라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청와대의 용산 이전으로 일판을 바꾸고 있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출퇴근길, 식사, 주말 나들이 등이 낱낱이 알려진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거의 매일 아침 대통령의 모습을 보니 그때의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과 의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공개가 일하는 방식이나 일하는 태도의 변화로 연결되지 않으면 잡음과 가십거리로 시장 통 같은 시끄러움만 가득할 것이다. 언론도 현안과 이슈에 집중하고, 가십거리는 연예뉴스 같은 곳에 양보하기를 바란다.
6.1 지방선거 결과는 예상한 그대로다.
다만 앞전의 선거처럼 한두 군데는 야당(민주당)이 이길 수 있다는 생각들은 있었다. 대선의 연장선과 지역의 정서, 야당의 오만과 실책들이 모여 이런 결과가 왔다. 시민의 대부분이 이런 생각을 했다고 본다.
부산 지방정부가 ‘새로운 일판’을 창조해야 하는 숙제를 받았다.
시장, 구청장, 시의원을 ‘국민의 힘’ 한 정당이 독식하는 부산 지방정부가 구성되었다. 과거의 일판을 답습할 것인가, 새로운 일판을 창조해 낼 것인가에 부산의 미래가 달렸다. 시장, 구청장, 시의원 등 절대다수를 차지한 앞서의 ‘민주당’ 부산 지방정부가 “지난 30년간 지금의 여당이 부산 발전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지금까지 부산이 낙후된 것은 지금의 여당의 책임이다”라는 논리로 지난 4년간 부산시를 운영해 왔으나, 가덕도 신공항 외에 특별히 내놓을 실적이 없다. 이번에 새로 구성된 부산 지방정부는 이를 반면교사해서 의미 있는 일판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부산시, 시의회, 구청 간에 상호 협력의 단합된 모습을 보고 싶다.
시역 내 현안사업에 시와 구가 입장이 다를 수도 있고, 구청 간에 협력이 있어야 추진이 가능한 사업들도 있을 것이다. 그 갈등과 협력이 신속히 조정되지 않으면 시간을 낭비한다. 행정은 타이밍이다. 때를 놓치면 명분을 잃고, 일의 추진 탄력을 놓친다. 하 세월의 일로 남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물단지가 된다. 우리 부산에 그런 일들이 많다. 그 일로 기업이 망하기도 하고, 행정에 큰 부담이 되었다.
부산시는 물론 자치구도 널리 인재를 구하는 일에 정성을 쏟아야 한다. 지역의 숨은 인재뿐만 아니라 글로벌한 인재를 찾아 부산을 위해 일하게 해야 한다. 특히 ‘영어 상용 도시, 글로벌 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시는 그에 걸맞은 글로벌 인재, 오픈 마인드를 가진 인재,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인재를 찾아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일판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서울에서도, 세계 주요 도시에서도 ‘부산’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아마 IMO 사무총장은 IMO뿐만 아니라 부산을 위해서도 일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분들을 찾아 나서고 일할 수 있는 일판을 주어야 한다. 한국을 넘어 세계 속으로 부산의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자.
친 기업(親 企業), 규제 파괴에 창조와 혁신을 더하자.
우리 부산이 언제까지 산업정책의 실기를 거론할 것인가. 미래 산업에 부산의 전 역량을 집중해 부자. 지금 정치 환경이나 사회분위기도 좋다. 2030 엑스포 유치와 가덕도 신공항 건설로 전 시민의 역량이 한 곳으로 모이고 있고, 산업은행 유치 등 블록체인 관련 산업들도 싹을 틔우고 있다. 행정이 일하는 방식, 성과를 창출하는 행정혁신을 통해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에 앞장서는 혁신자가 되어야 한다. 삼성자동차를 유치할 때의 끈질김과 선물거래소 유치 시의 인적 네트워크와 논리성, BIFC 복합개발 시의 반대에 대한 설득과 돌파력 등을 거울삼아 무(無 )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행정을 기대한다. 부산이 유니콘 기업, 강소기업 등이 자유롭게 산업 활동을 하는 최적지가 될 날이 올 것이다.
여태 부산에 살면서 시, 시의회, 자치구가 단합된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이번 기회에 그런 모습을 보고 싶다. 지역 정치인, 행정가, 지역 기업인이 한 마음이길 바란다. 부산시민이 한 마음으로 지지해 준 것을 잊지 말고.(2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