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주간 일기 23 – 청사포 해상풍력, 주민은 마음이 아프다.
주말 오랜만의 나들이다.
부산에 살고 있는 고등학교 동기들이 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나 나들이에 나섰다. 오전에 태종대 입구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기며 태종대 구석구석을 걷다가 성게나 전복 등 해물이 듬뿍 들어간 미역국으로 점심을 때우고, 인근 카페에서 그동안의 안부를 묻고 퇴직자와 현직자의 이야기로 못 만난 아쉬움을 달랬다. 특히 사모님들의 수다는 그칠 줄을 모른다. 내가 공직에 있는 동안 뭘 했다고, 그동안 수고했다면서 이제 푹 쉬라고 한다. 남의 속도 모르고. 그러나 그게 타인이 보는 시선이거나 바람 일지도 모른다.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해운대는 시끄럽다.
청사포 해상풍력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부산시나 해운대구청의 말이 없으니 시의원, 구의원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어도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과 불신에 쌓여있다. 벌써 반대를 위한 모임과 연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도 거의 2여 년이 되었다. 업체는 홍보를 계속하고, 주민은 반대를 하지만, 행정은 무관심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 풍력발전을 하도록 하겠다는 것인지, 못하게 막겠다는 것인지 말이 없을 걸로 보아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주민 수용성’이란 게 주민들을 괴롭히는 단어가 되어 버렸다. 주민은 마음이 아프다. 아픈 마음이 오래가면 큰 병이 된다. 행정이 헤아려 주었으면 한다.
우리나라 동해는 해상풍력에 적합하지 않다.
연근해는 해상레저, 소형어선, 근해어업 등으로 국민생활과 직결된 수많은 배들이 다니고, 원해 쪽으로는 원양어선, 상선, 화물선, 컨테이너선, 해양 경비선, 군함, 잠수함 등 바다 위와 아래에 더 많은 배들이 다닌다. 그 배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바다 위의 해상관제를 하는 곳에서 동해 바다를 보면 한여름 밤의 별처럼 빈 곳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배들이 움직이고 있는 걸 본다. 배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국가안보의 차원에서도 바다 위의 구조물인 해상풍력이 해양방위 및 작전 수행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를 검토해야 한다. 그래서 청사포, 기장, 울산의 먼바다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해상풍력은 재검토해야 한다. 해수부와 국방부가 먼저 살펴야 하는 사항이다.
동백섬으로 시작하여 기장에 이르는 바다는 부산의 명물이고, 소중한 자연 관광자원이다. 탁 터인 바다, 수평선이 아득한 망망대해, 대마도가 보이는 바다의 열림, 간혹 저 멀리 지나가는 큰 배의 친밀감 등등. 부산시민은 힘들 때나 울적할 때 부산 바다를 바라보면서 힐링한다. 여기에 앞을 가로막고 있는 전기 생산을 하는 풍력 구조물이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전기가 없는 부산이 아니다. 고리에 세계적인 규모의 전기 생산시설이 있다. 부산의 신재생에너지를 풍력에서 찾을 일은 아니다.
해운대 신청사의 조감도가 나왔다.
센텀시티 조성 당시에 마케팅 차원에서 오래된 해운대 청사를 센텀시티 부지로 옮기자는 제안이 나왔다. 그것이 센텀시티 마스터플랜에 반영되었고, 나중에 해운대구청이 수용하였다. 그로부터 약 12년의 세월이 흘러 이번에 설계공모가 있었고, 당선된 업체가 구청을 설계하면 착공에 들어갈 것이다. 예정된 완공 시점은 2024년 12월이다. 구청이 이전하면 금싸라기 땅인 기존 부지의 활용방안이 큰 난제가 될 것이다. 땅의 가치만큼 주민의 생활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그래서 구청 이전으로 오는 주민들의 허탈감을 달래주어 갑구, 을구의 주민갈등이 누그러지길 바란다.
영원할 것 같은 송해 선생님이 타계하셨다.
‘전국 노래자랑 해운대 편’ 촬영 시에 만났던 인연에 옷깃을 여미어 본다.
35여 년의 세월을 ‘전국 노래자랑’ 하나에 온 몸을 바쳤으니 그 놀라운 열정과 건강에 존경을 표한다.(22.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