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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광효 Nov 21. 2022

46. 주객전도(主客顚倒), 슬픈 현실.

해운대 주간 일기 46 – 주객전도(主客顚倒), 슬픈 현실.


“명작의 비밀”

지난주에 우연히 찾은 동아대 석당박물관에서 본 전시회다. 석당박물관은 6.25 전쟁을 치른 임시정부가 사용하던 건물이다. 그 역사성이 살아있는 곳이다.


“열정 한 방울, 창조성 한 숟가락, 업적 한 그릇”이 오랜 시간을 견뎌내어 명작이 탄생한다는군요. 작품 속에 명작이 있듯이 인간 속에도 명품이 있겠지요. 그러나 그 명품보다도 적어도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 많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번에 참 무섭기도 하고, 우려스럽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말들을 들어야 했다. 귀가 아프고 전율한다. 


"어휴, 암담하기만 하다.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온 국민이 '추락을 위한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성공회 김규돈 신부), “기체 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닙니다. '비나이다~비나이다~'”(천주교 박주환 신부),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


주객전도, 주인과 손님의 위치가 서로 뒤바뀐다는 뜻으로, 사물의 경중, 선후, 완급 따위가 서로 뒤바뀜을 이르는 말이다.


“주객이 전도되었다”. 요즘 언론이나 정치권의 논의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기껏해야 신변잡기나 가십으로나 다루어질 것들이 하루 종일 신문과 방송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 외교활동을 하는 경우엔 더 그렇다. 미국 방문 때에도, 이번 동남아 순방 때에도 보았다. 국민은 대통령이 어떤 외교활동을 하는지, 우리의 입장을 어떻게 표출하는지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 실제를 알고 싶은데, 언론에는 온통 지엽적인 내용들만이 난무하고 있다. 


어쩌면 그리 암묵적으로 서로 담합을 하는 것처럼 보일까. 정말 그럴까.

나뭇가지들의 주변을 가려 우뚝 선 나무의 본모습을 못 보게 하는 것이다. 윤 정부가 출범한 이후로 지엽적이고 가십적인 것들이 언론, 정치인, 시민단체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넘쳐났다. 대통령, 영부인, 정부 관료들의 사소한 일거수일투족에 반응하고 부정적 이미지를 뒤집어씌운다. 서로 입을 맞춘 것도 아닐 텐데 담합을 한 것처럼 방향성이 있어 보인다. 


우리는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를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과정에서도 종종 본다. 의견 수렴, 절차나 과정의 미비한 문제들을 들어 그 정책의 가치가 무시되고 지연되는 경우다. KTX 고속철도 건설 시에 양산 천성산 도롱뇽을 위한 어느 스님의 반대도 그 한 예시였다. 


이를 어찌할꼬. 국민은 참으로 난감하다. 국민은 금리 인상, 에너지 값 인상, 고용 불안 등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여전히 과거의 유교적 신념이나 국제관례를 차용해 ‘내가 옳니 네가 옳니’하고, 또는 ‘아무 말 내뱉기’로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주인은 없고 떠돌이 손님만 가득한 형국이다.


정부는 국민의 삶과 국가발전을 위한 정책과 어젠다에 논의 초점을 모아야 한다. 그 본질과 실제에 집중해 ‘무소의 뿔처럼 가라’라는 말처럼 이슈를 선점해 이끌어 나갔으면 좋겠다. 상대의 너무 사소하고 하찮은 것에 일일이 대응하다가 정작 하고자 하는 일을 못해서야 되겠는가. 할 일이 태산이다. 늦으면 늦을수록 국민이 힘들다.


명작(名作) 같은 좋은 정책이 태어나 성장하여 우리의 삶에 큰 보탬이 되길 바란다. (22.11.21)


#명작  #주객전도  #석당박물관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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