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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광효 Mar 09. 2023

해운대 주간일기 55. 부산과 가깝고도 먼 일본

해운대 주간 일기 55 – 부산과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


2006년인지, 2007년인지 아리송하지만 부산시장님을 비롯한 부산시 대표단이 후쿠오카를 공식 방문했다. “부산과 후쿠오카와의 초광역 경제권” 구축을 위한 첫 공식 논의의 장이었다. 내가 부산시의 구상 및 계획안을 발표했다. 아마 그때 경제 관련기관들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양 도시의 경제적 특성을 공동 연구하여 협력방안을 모색하자고 한 것 같다.


페친 서준범씨는 후쿠오카와의 비즈니스포럼을 만들어 부산과의 초광역경제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야장천 주장하고 있다. 동서대 장제국 총장님이 이끄는 ‘부산후쿠오카포럼’도 제법 지역사회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부산이 후쿠오카와 가까워야 한다는 징표들이다.


2019년 7월, 부산시가 갑자기 일본과의 교류를 전면 재검토한다고 발표하고, 일본과의 교류를 단절했었다. 코로나19까지 겹쳐 해상 및 항공항로의 단절까지 이어졌다. 거기에 일본 전범기업제품 공공구매 제한 및 표시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일본 전범기업 제품에 소위 “노란 딱지”를 붙였다.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배상 판결과 관련한 이번 정부의 조치사항에 대해 말들이 많다. 또다시 죽창가가 난무한다. “계묘 늑약”이라느니, “친일 매국정부”라느니, “최악의 외교적 패착이자 국치” 등 최악의 말들이 입 밖으로 쏟아진다. 과거 속에서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너무 초라하게 본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정부, 여당 쪽에서는 “폭탄 처리에 나선 것”, “일종의 김대중식 대일 햇볕정책”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조심스러우면서도 과거를 넘어 앞으로 나아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90년대 중반 독일로 유학을 갔을 당시에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는 보잘것없었다. 독일 비자를 받으러 가면 유럽, 미주와 일본을 동일시 취급하고 우리는 동남아, 아프리카와 동일시 취급하였다. 집을 구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난민처럼 귀찮은 존재로 보는 것 같았다. 외국에 나가거나 살아보면 국가의 가치를 느끼고 애국자가 된다는 말을 실감한다.


22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2,661$(42,200천원)이라고 한다. 그동안 부모세대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이만큼 경제성장을 이루어 세계 속에서 어깨를 나란히 한다. 더불어 사회, 문화, 군사 등 각 분야에서도 열손가락 내외에서 세계의 국가들과 경쟁하고 있다.


지금 우리의 위치는 어디쯤에 있을까.

적어도 병자호란, 임진왜란, 한일합병 등과 같은 일을 또 경험해야 하는 위치에는 있지 않다. 북한처럼 식량이 없어 봄철의 보릿고개를 넘지 못해 기아에 허덕이지도 않는다. 올림픽, 월드컵을 개최했고, 2030 엑스포를 부산에서 유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다.


세간에 ‘결정 장애(決定 障礙)’란 말이 있다.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조직의 리더가 결정 장애를 갖고 있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지난 정부가 일본전범기업에 대한 배상 판결에 상응한 조치를 결정하지 못하고 미뤘다. 또 고준위 폐기물 처리방안에 대한 조치도 미뤘다. 연금 개혁 등도 그렇다.


미래를 위해 어려운 난제를 풀고 과감히 문을 열었다. 그 기반을 윤 대통령이 만들었다. 특히 부산은 제주도보다 더 지척에 일본을 두고 있다. 맑은 날씨에 대마도가 우리 땅으로 보인다. 엎어지면 코 닿을 듯하다. 일본 규슈지역과는 역사적으로 교류를 빈번히 해 왔다. 부산은 초량왜관, 조선통신사 등 교류의 공간을 열었다.


새롭게 여는 문은 대문짝을 열듯이 활짝 열었으면 좋겠다.  한일 해저터널까지 확대하여 육, 해, 공의 길이 열리면 시너지효과가 더 클 것이다. 그러면 ‘2025 오사카엑스포’를 이어 ‘2030 부산엑스포’도 희망적으로 보인다.(23.3.10)


#해운대  #주간일기 #일본  #결정장애  #일본전범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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