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쿠팡은 자영업의 혁신을 요구한다.

by 배광효


해운대 주간 일기 87.


쿠팡은 자영업의 혁신을 요구한다.


어느 날부터 우리 집에 ‘쿠팡’이 왔다. 처음 주문을 할 때는 호기심이 발동되었는지 모른다. 우리가 생각한대로의 원하는 물건이 올까. 비대면 으로 사는 물건에 대한 불신과 불안으로 주문을 했다.


그런데 쿠팡을 이용하면 할수록 빠져든다. 빠르다. 정확하다. 배달원조차 만날 필요가 없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집에서 마트를 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쿠팡을 이용하고부터 굳이 마트를 가야할 필요가 없어졌다.


지난주에는 달걀을 주문했었다.


배달과정에서 달걀이 깨어져 사진을 첨부하여 보냈더니 당일 내에 반품 조치하고 새 달걀이 배달되어 왔다. 신속하면서도 반품으로 얼굴 붉히는 일도 없다. 다만 포장지가 쌓여가는 것을 볼 때, 이건 좀 문제라고 느낀다.


애들이 집에 오면 쿠팡이츠로 음식이나 커피를 주문한다. 우리도 밥하기 싫으면 쿠팡이츠를 찾는다. 배달되는 소요시간을 알 수 있고, 어디쯤 오는지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심지어 그 잘 나가던 ‘배달의 민족’도 경쟁력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또 쿠팡이츠는 외식하는 횟수를 아주 빠르게 줄이게 한다. 동네 음식점을 찾는 횟수가 준다.


마트나 동네 음식점들이 설 공간이 기하급수적으로 준다.


음식료나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방법이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바뀌고, 음식문화가 직접 조리보다는 기성품 구입하듯 배달음식으로 바뀌면서 뒤따라오는 현상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는 한 끼를 해결하려고 체육복 차림으로 동네 음식점을 찾았다. 지금은 핸드폰으로 뚝딱 주문해서 먹는다. 동네 음식점에 손님이 음식을 먹으러 가는 횟수가 줄어든다.


이제 외식업들이 시급히 변화를 해야 한다.


동네 음식점은 사람들이 모이는 문화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밥 한 끼 해결하는 공간으로는 경쟁력이 없다. 밥을 먹으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즐거움이 있는 공간이 되어야 손님이 찾을 것이다. 아니면 배달만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으로 하여 음식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가야한다.


동네마트는 편의점의 확산과 총알배송으로 생존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틈새시장에 활로가 있을 수 있다. 제철의 음식재료를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유통하는 시스템이다.


우리 동네에도 하나 있다. 새벽에 반여도매시장 등에서 직접 상품을 구입하여 오후까지 물건을 판다. 저녁이 되기 전에 문을 닫는다. 동네를 오고가는 주민들이 호기심을 보태 좋은 물건이 나왔는지 기웃거리고 물건을 산다. 제법 장사가 잘 된다.


쿠팡으로 인한 시민들의 식생활문화의 변화에 맞는 자영업자 지원시스템을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기존의 대출 연장, 이자 지원, 민생지원금 등으로는 어려움을 연장할 수 있지만 오히려 악순환을 초래할 수도 있다. 기업의 변화에 행정이 따라가기 어렵겠지만, 행정가들이 끊임없이 고민할 일이다. 자영업자 지원 시스템을 혁신하여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자영업자가 지속가능하게 생존할 수 있다. (25.4.09)


* 나의 놀이터, 청사포 "Ocean breeze"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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